여성가족부는 오는 9월부터 대학생 폭력예방교육 참여율이 50%를 밑도는 부진 대학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지난달 15일 발생한 ‘인하대 성폭행 사망사고’ 후속 조치다.
대학생의 폭력예방교육 참여율은 초·중·고교에 비해 부진했다. 2020년 대학생 평균 교육 참여율은 46.5%로, 81.6%인 초·중·고교 참여율보다 35.1%포인트 낮았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고등교육 기관장은 대학에 소속된 사람, 학생을 대상으로 성폭력·가정폭력 예방교육을 각각 연 1회, 1시간 이상 실시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학들은 신입생 대상 행사에 폭력예방교육을 포함하거나, 해당 교육을 이수한 학생에게만 ‘우선 수강신청권’을 주는 방식 등으로 참여를 독려해왔다.
그러나 1년에 한 번, 기껏해야 한두 시간짜리 교육인데도 폭력예방교육 참여율은 저조했다. 폭력예방교육 자체에 대한 일부 학생의 반감도 그 원인 중 하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2020년 대학생을 포함한 공공기관 소속 남녀 2007명(남 1040명, 여 9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교육이)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에 동의하는 비율은 여성 30.4%, 남성 59.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여가부는 그동안 각 대학의 △고위직 △종사자 △비정규직의 폭력예방교육 참여율만을 공개했다. 오는 9월부터는 재학생 참여율이 50% 미만인 대학 명단도 추가로 발표해 교육 참여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가부는 또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을 오는 9월부터 실시한다. 대학, 지역주민 등 10명 이상 모인 개인·단체가 신청하면, 한국양성평등진흥원이 위촉한 강사가 폭력예방교육을 진행한다. 여가부는 동영상 시청 위주였던 교육을 탈피하기 위해 대면 교육을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한 경우 화상 강의 형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 내용도 교제폭력·디지털 성범죄·2차 피해 등으로 다변화했다. ‘
예방교육 통합관리 누리집(shp.mogef.go.kr)’ 또는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대표 전화(1661-6005)로 신청하면 된다.
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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