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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총경 500명 단톡방 논의…‘경찰서장의 난’ 예고에 지휘부 전전긍긍

등록 2022-07-22 15:58수정 2022-07-22 18:02

23일 충남서 전국 총경 회의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이어
서울경찰청장도 “심사숙고” 만류
‘진급 민감’ 참석자 많지 않을 수도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와 전국 지역경찰직장협의회 대표들과의 간담회가 열린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 본관 문화마당에서 윤후보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와 전국 지역경찰직장협의회 대표들과의 간담회가 열린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 본관 문화마당에서 윤후보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의 경찰서장급 간부들이 모이는 ‘전국 총경 회의’가 23일 열린다. 인사·진급에 민감한 경찰 조직에서 경찰 고위직으로 가는 출발점인 총경급 경찰들의 집단적인 의견표명은 처음이다. 하위직 반발과는 의미가 다른 만큼 행안부와 경찰 내부에서도 회의 참석자 규모 등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국 총경들은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행안부의 경찰국 설치와 지휘규칙 제정에 대한 의견 수렴’을 주제로 온·오프라인 회의를 연다. 경찰국 신설 등에 반발해 전국 총경 회의를 제안한 류삼영(경찰대 4기)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은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직 참석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최대한 온라인이라도 참석해달라고 독려하는 중이다. 현장에서 자유롭게 발언권을 주는 식으로 회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의 총경 600여명 중 490여명이 온라인 단체대화방에 모여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한다. 류 서장은 “‘경찰국 신설은 역사를 다시 1990년으로 30년 퇴보시키는 심각한 문제다’ 등의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일선 경찰조직을 아우르는 서장들의 집단 의견 표명은 윤석열 정부 들어 두달 만에 물갈이 된 경찰 지휘부의 리더십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서장·총경들에게 “위치와 직분을 생각해 신중히 판단해 달라”며 회의를 만류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22일 서울지역 서장 등 총경급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한 길과 방향이 무엇인지 국민 눈높이에서 냉정히 판단하고 숙고해주시길 바란다”고 만류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진급을 신경 써야 하는 서장급 경찰들 가운데 실제 회의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류 서장은 이날 <한겨레>에 행안부가 경찰국 설치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의견 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행안부의 지휘규칙 입법예고 의견 수렴이 단 5일 만에 끝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경찰국 신설은 법적, 절차적, 시기적으로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도 출연해 “행정절차법상 법령을 만들 때 40일 정도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휴일 포함해서 5일 만에 의견 수렴을 했다. 경찰청장이 없어 경찰 내부 의견 수렴이나 외부에 의견 표시도 못 하는 민감한 시기에 이 일을 속전속결로 끝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류 서장은 “경찰은 국민에게 충성하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그런데 경찰국 신설이 되면 인사권, 지휘권이 정치권력을 가진 장관에게 집중되고 경찰은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장관을 바라보게 된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 경찰의 잘못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관련 기사: “전국 모여” 경찰서장 단톡방 울렸다…윤희근 리더십 ‘흔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1828.html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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