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찰청장에 내정된 윤희근 경찰청 차장이 5일 오전 열린 국가경찰위원회에 참석하러 서울 서대문구 경찰위원회 입주 건물 앞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희근 경찰청 차장이 5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윤 차장은 이날 오전 경찰청장 임명 제청 동의 안건을 심의할 국가경찰위원회 임시회의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에게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엄중한 상황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가경찰위원회는 회의에서 차기 청장 임명 제청 동의안을 심의 중이다. 대통령실에서 경찰청장 후보자를 지명하고 경찰위원회 임명 제청 동의,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을 거쳐야 공식적으로 경찰청장 내정자가 된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신임 청장을 임명하게 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오전 열린 국가경찰위원회에 참석하러 서울 서대문구 경찰위원회 입주 건물 앞에 도착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새 청장의 당면 과제는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안에 대한 일선의 반발 등 조직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다. 지난 4일부터 경찰 내 직장협의회(직협) 소속 경찰관들은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등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행안부 장관으로서 이례적으로 “지난 정권에서 수사돼야 할 것들 중 수사가 안 된 게 꽤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경찰을 자극했다. 경찰 조직에 수사 방향에 대한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장관이 대놓고 수사까지 언급하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개별 면담한 경찰청장 후보자들이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에 대해서도 “다들 공감하는 태도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경찰위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직협의 행동 등에 대해서도 “일부 야당 주장에 편승하는듯한 정치적 행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충북 청주 출생인 윤 차장은 청주 운호고와 경찰대(7기)를 졸업하고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 경위로 임용된 뒤, 충북경찰청 정보과장, 제천경찰서장, 경찰청 경무담당관, 서울 수서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 서울경찰청 정보2과장, 청주흥덕경찰서장, 충북경찰청 1부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경비국장을 역임하며 경찰 내 대표적인 ‘정보통’으로 꼽힌다.
윤 차장은 지난해 12월 치안감을 달고 6개월 만에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한 데 이어, 경찰청장(치안총감)까지 직행하게 됐다. 경찰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민갑룡·김창룡 청장에 이어 3차례 연속 경찰대 출신 수장을 맞게 된다. 앞선 두 청장이 경찰대 4기였다는 점에서 ‘기수 파괴’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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