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가 개시된지 17시간 만에 종료됐다.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청문회가 밤늦게까지 이어지자, 차수 변경으로 날짜를 넘겨 10일 새벽 3시30분께까지 진행했다. 증인 신문과 보충질의가 이어진 탓이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종료와 함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것을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신상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추가로 받아본 뒤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법사위 간사를 맡고 있는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워낙 자료 제출도 제대로 돼 있지 않고, 또 특히 저희 당 의원님들 중에 몇몇 분들은 한동훈 후보자의 ‘야반도주 발언’ 등에 대한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못 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청문회에서는 한동훈 후보자의 딸 스펙 의혹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한 후보자는 논문 작성과 중고 노트북 기부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실제 입시에 사용된 적이 없고, 입시에 사용할 계획도 없으므로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논문 대필 의혹 등이 불거진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많은 지원을 받았고, 제 아이여서 그럴 수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송구하다고 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한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여야 신청으로 나온 증인들이 각각 적극적인 발언에 나서 ‘여야 대리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쪽 증인으로 나온 박영진 전 대검찰청 형사1과장(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은 “채널에이(A) 사건과 관련해 소집된 검찰수사심의위는 한 후보자를 불기소 처분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런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해당 사건을 계속 수사하라는 지휘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시 한 후보자에 대한 감찰을 주도했던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감찰을 무마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 부장은 “당시 윤 총장님은 감찰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책상에 다리를 얹어 놓고, 굵고 화난 목소리로 ‘보고서를 저리 놓고 가’라고 했다”며 “윤 총장님에게 감찰에 필요한 증거들을 임의제출 받고, 안 되면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말했더니 ‘쇼하지 말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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