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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지연되는 열차 아닌, 지연되는 정의를 보라”…연대 나선 대학생들

등록 2022-04-21 14:47수정 2022-04-22 02:48

서울대입구역서 ‘전장연 연대’ 목소리 낸 대학생들
“정치권이 중재해야 할 문제가 갈등으로 비화”
21일 아침 8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소속 대학생들이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개찰구 앞에서 ‘전장연 시위를 지지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고병찬 기자
21일 아침 8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소속 대학생들이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개찰구 앞에서 ‘전장연 시위를 지지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고병찬 기자

“시위로 지연되는 열차가 아닌 지연되는 정의를 봐야 합니다. 구체적인 예산이나 방법 없이 ‘보장하겠다’만 반복하는 형식적인 정치권의 태도가 당연한 권리 보장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2일 만에 서울지하철 2·3호선에서 아침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날 21일 아침 8시께 2호선 서울대입구역 개찰구 앞에 4명의 대학생이 모였다. 이들의 손에는 ‘전장연 시위에 연대한다’고 쓰인 손팻말이 들려있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소속 대학생 4명은 ‘우리의 연대는 혐오를 이긴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시간가량 지하철에 서서 시민들에게 자신의 뜻을 알렸다.

이들은 전장연 시위가 비장애인과 장애인 간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이 안타까워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전아무개(20)씨는 “정치권에서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갈등으로 비화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연대하고 싶은 마음에 선전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아무개(25)씨는 “서울대 학내에서 장애 학우들이 베리어프리하지 못한 환경에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만 봐도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이동권이 열악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며 “그런데도 자신의 이동권을 위해 다른 사람의 이동권을 볼모 잡는다고 한 일부의 발언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1일 아침 8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소속 대학생들이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개찰구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고병찬 기자
21일 아침 8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연대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 소속 대학생들이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개찰구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고병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교묘하게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씨는 “이준석 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불법적이고 비문명적인 장애인 시위를 정당하게 비판한다고 프레임을 짜는 것은 교묘하게 혐오를 조장하는 일”이라며 “적어도 이 대표 본인이 정치인으로서 어떤 파급력을 가졌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장연이 시청역에서 시위를 해 2호선이 일부 지연되자 시민들이 학생들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변현준(21·서울대 사회과학대 재학)씨는 “시민분들이 항의하시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장애인들은 평생 집 밖에 나가는 것이 어려운 만큼 이동권 및 장애인 인권 문제를 한 번만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학내에서 장애인 인권 문제를 공부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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