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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공항·야구장·벚꽃길로 돌아온 일상…“긴장 늦추긴 일러” 신중론도

등록 2022-04-03 15:44수정 2022-04-04 02:32

팬데믹 전 회귀 인천공항 입국장…프로야구 개막전 6만여 관중
기업도 출근재개 움직임…전문가 “고위험군 사망 속출 유념해야”
3일 낮 12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시민들이 입국자를 기다리고 있다. <br>영종도/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3일 낮 12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시민들이 입국자를 기다리고 있다.
영종도/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3일 낮 12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앞 C·D 게이트 앞은 입국자를 기다리는 100여명의 시민으로 빼곡했다. 전광판에는 핀란드 헬싱키, 일본 도쿄, 중국 선양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도착했다는 불빛이 깜박거렸다. 입국장으로 들어온 입국자들은 곧바로 자신을 기다리던 이들을 찾아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두 어린이는 “엄마”라고 부르며 입국한 여성의 품으로 달려가 안겼다. 지난 1일 입국장을 둘러싼 가림막과 차단봉이 사라지자 되살아난 풍경이다. 꽃다발을 들고 출입문을 한참 바라보며 핀란드 헬싱키에서 돌아오는 딸을 기다리던 김아무개(57)씨는 “며칠 전 입국장 가림막을 다 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딸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볼 수 있고, 차에 태워 갈 수도 있으니 좋다”며 “점점 이렇게 원래대로 돌아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년 썰렁했던 인천국제공항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정부가 백신을 접종한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해제하자 공항 내 방역 시설도 철거됐다. 이용 인원은 지난 1일 코로나19사태 이후 처음으로 2만명을 넘었다. 해외입국자의 대중교통 이용도 허용돼 이날 공항 앞 버스 정류장에는 여행용 가방을 든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3일 낮 12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앞 출구에서 입국자들이 시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영종도/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3일 낮 12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앞 출구에서 입국자들이 시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영종도/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이용객은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일부 입국장과 출국장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해외로밍 창구나 여행사 부스 등도 문이 닫혀 있었다. 여행 수요는 늘어나지만 국제선 공급도 이전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그러나 공항은 앞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들떠있었다. 1터미널 입국장 꽃집에서 일하는 정아무개(59)씨는 “코로나 시작 이후 종일 손님이 1명도 없어 안 팔린 꽃을 버려야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사람들도 곳곳에 안전띠를 둘러놓은 공항이 무섭다며 지나다니기 바빴다”며 “이번주부터는 확실히 손님이 많아져 오늘만 꽃을 10개 가까이 팔았다. 공항 분위기가 살아나니 기분 내자며 꽃을 사 가더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공항만이 아니다. 지난 2일 한국프로야구는 3년 만에 입장 인원 제한 없이 전국 5개 구장에서 2022시즌을 시작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할 필요도 없고, 취식 제한도 없어 6만6000여명이 넘는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루 최다 관중이다. 조정진(29)씨는 “그간 좌석 제한으로 야구장 티켓을 구하기 힘들었다. 이제 객석도 다 풀리고 ‘치맥’도 가능하다고 하니 오랜만에 야구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부 방역지침 전환에 따라 인천공항 입국장 운영체계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전환한 지난 1일 오전 제1터미널 입국장에 설치된 지자체 방역 안내소와 해외 입국 여행객 전용 대기·분리 장소 등 방역 관련 시설물을 직원들이 철거하고 있다. 영종도/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부 방역지침 전환에 따라 인천공항 입국장 운영체계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전환한 지난 1일 오전 제1터미널 입국장에 설치된 지자체 방역 안내소와 해외 입국 여행객 전용 대기·분리 장소 등 방역 관련 시설물을 직원들이 철거하고 있다. 영종도/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봄맞이 나들이를 계획하는 시민도 늘고 있다. 주말을 맞아 경남 창원 진해, 제주 등 벚꽃이 핀 남쪽 지역에는 꽃놀이 인파들이 일찍이 몰려들었다. 서울 송파 석촌호수와 양재천 등 서울 내 주요 벚꽃길도 3년 만에 개방했다. 김아무개(34)씨는 “실외 마스크 해제 조처가 검토된다고 하던데 그게 가장 기대된다. 커피를 마시면서 봄바람 부는 벚꽃길을 산책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아무개(33)씨는 “그간 문화생활을 많이 누리지 못했는데 이제 각종 전시와 공연을 좀 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대면근무와 회식 등을 조심스레 재개하려는 움직임이다. 포스코는 4일부터 서울 지역에서 일하는 사무직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사무실 출근 체제로 전환한다. 다른 기업들도 재택근무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누적 확진자가 국민 4명 중 1명에 달하고, 방역 정책도 거리두기 완화 등 일상회복에 초점을 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긴장의 고삐를 풀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호흡기내과)는 “코로나19는 독감보다 전파력도 훨씬 크고 치명률도 높은 감염병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나 손 위생, 기침 예절 등을 지키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감염내과)도 “고위험군에서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는 등 희생자가 계속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공원을 찾은 시민객이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공원을 찾은 시민객이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종도/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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