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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부모 50% “코로나보다 백신이 더 무섭다”…소아 접종 조사

등록 2022-03-24 15:45수정 2022-03-25 02:34

추진단, 초등 학부모 36만명 설문조사 결과 발표
11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6살, 9살 두 아이를 키우는 이아무개(37)씨는 오늘부터 만 5~11살 소아용 코로나19 백신 예약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접종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씨가 2차 접종 때 심하게 앓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2차 접종 뒤 진통제를 먹었음에도 꼬박 이틀을 오한과 통증으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3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 문제가 되니 고민이 깊어졌다. 이씨는 “성인들의 경우를 보니 이제는 백신 유무와 상관없이 감염되는 것 같다”며 “특히 아이들은 경미하게 끝난다고 하는데, 주변 아이들 대부분 며칠 열나고 끝이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맞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4일부터 만 5~11살 소아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여전히 상당수 부모들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주변 상황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소아접종에 대하 학부모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고위험군 소아에 대한 접종을 당부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의 ‘5-11세 코로나19 예방접종 도입의 보건학적 타당성 분석’ 연구 발췌.
고려대 산학협력단의 ‘5-11세 코로나19 예방접종 도입의 보건학적 타당성 분석’ 연구 발췌.

학부모들의 망설임은 정부가 실시한 학부모 인식도 조사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초등학교 1~6학년 학부모 35만91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내용을 보면, ‘접종 의향이 있으며 최대한 빠른 접종을 원한다’는 응답은 7%(2만5079명)에 불과했다. ‘접종의향이 있으나 조금 더 지켜보고 싶다’는 응답은 29.1%(10만4723명)로, 접종 의향이 있는 학부모는 36.1%에 그쳤다. 반대로 ‘접종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60.5%(21만7237명)였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보다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다. ‘백신접종 위험이 더 큰편이다’ 24.7%, ‘백신접종 위험이 훨씬 크다’ 25.3%로 학부모 2명 가운데 1명(50%)은 코로나19보다 백신이 더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백신에 대한 불안이 컸던 탓인데, 백신이 안전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그 결과 49.7%의 학부모는 ‘백신의 이득보다 위험이 크다’고 답했다.

학부모 설문조사를 토대로 ‘5-11세 코로나19 예방접종 도입의 보건학적 타당성 분석’ 연구를 실시한 연구팀 역시 이런 이유로 선별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연구 보고서에서 “반강제적 집단 접종보다는 고위험군 중심의 개별화된 선별접종이 바람직하다”며 “소아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와 유효성 데이터가 아직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소아·부모·보호자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하며, 미접종에 대한 낙인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역시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소아 예방접종을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5~11살의 발생률이 10만명당 2만2000명 정도로 청장년층 1만2000명 수준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는 위중증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받으시길 권고한다”며 “아울러 소아에 대한 효과성과 안전성도 인정된 백신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관련 정보도 충분히 제공할 것이며 판단에 따라 접종 여부를 결정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아접종은 전국 1200여개 소아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에서 가능하다. 의료기관 목록은 코로나19 예방접종 누리집(ncv.kdca.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오늘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을 통해 사전예약할 수 있다. 31일 이후 당일접종은 의료기관 예비명단(유선 확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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