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9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사무실 인근 도로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인수위 관계자와의 만남이 불발되자 인수위에 전달하려고 했던 장애인 권리예산 요청서를 찢고, 축하 난을 깨트리며 항의했다. 박지영 기자
14일 오전 9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이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 도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장애인권리 예산 반영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애초 인수위 사무실이 들어선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경찰 제지로 100여m 떨어진 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야 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직접 만나겠다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경찰이) 정문 앞까지 가는 길을 막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에도 인수위 앞까지는 가게 해줬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인수위 관계자와의 만남이 불발되자 인수위에 전달하려고 했던 장애인 권리예산 요청서를 찢고, 준비했던 축하 난을 깨트리며 항의하기도 했다.
대선이 끝난 뒤 인수위 사무실 앞은 새로 들어설 정부에 각종 요구를 전달하기 위한 시민들과 단체 1인 시위, 기자회견이 열리곤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에도 인수위 사무실 앞은 시민단체 기자회견과 시위가 이어졌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 때는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1인시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장애인단체를 제지한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대통령 당선자 집무실 인근으로 경호처에서 협조 요청이 와서 통제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당선자의 집무실과 인수위 사무실이 같은 건물에 있기 때문에 경찰이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수위 앞을 경호구역으로 지정해 기자회견을 막았다는 이야기다. 이명박·박근혜 당선자 때는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는 당선자 집무실만 두고 인수위 조직은 직선거리로 1.3㎞ 떨어진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뒀다. 이번에는 그 반대로 윤 당선자 집무실과 인수위원 대부분은 통의동에 있고, 삼청동에는 인수위 일부 조직만 근무한다.
이날 전장연은 “공정과 상식이 장애인 권리예산으로 증명되어야 함을 윤석열 당선인에게 전달한 바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중증장애인의 삶은 공정과 상식의 기준에서 마이너스 삶이었고, 격리와 배제로 점철된 차별의 역사였다. 장애인 권리가 권리답게 보장되지 않은 핵심 문제는 기획재정부가 권리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차별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선거기간 발표된 윤 당선인의 장애인 정책 공약은 기존 장애인 정책에서 퇴행하거나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제 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보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전장연은 오는 23일까지
인수위가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답변을 주지 않을 경우 다음날인 24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와 대선후보들에게 △장애인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권리 보장을 위한 장애인 권리 예산 마련을 약속해달라고 요구해왔다.
14일 오전9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사무실 인근 도로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지영 기자
14일 오전9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사무실 인근 도로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지영 기자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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