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3일 아침8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박지영 기자
장애인단체들이 마지막 대선 방송 토론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차기 대통령 인수위원회(인수위)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으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3일 아침 8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사회분야 대선토론에서 장애인 이동권 언급을 끝내 하지 않은 윤석열, 안철수 후보를 향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를 통해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23일까지 면담을 통해 밝히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어제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장애인 이동권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 언급했고, 심상정 후보도 (지난달 21일 토론에서) 마지막 1분 발언을 통해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언급했다. 우연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각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단일화를 하든, 따로 나오든 그건 정치인들의 선택이며 국민이 판단할 문제겠지만, 장애인의 ‘장’ 자도, 이동권의 ‘이’ 자도 언급하지 않은 두 후보에게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들은 차기 대통령 인수위가 장애인권리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다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단체는 “이재명, 심상정 후보는 국민들 앞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 약속을 언급했다”며 “약속대로 출근길 시위를 멈추겠지만, 만약 인수위를 통해 23일까지 어떠한 (예산 반영) 계획도 수립되지 않는다면, 24일부터 다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3호선 충무로역 방향 열차에 탑승해 4호선 혜화역까지 이동했다. 전장연은 혜화역 지하철 승강장에서 △장애인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권리 보장을 위한 장애인 권리 예산 선전전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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