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로 노동자가 죽거나 실종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1호실 쪽 모습(왼쪽)과 추가 붕괴가 일어난 모습. 화정아이파크 피해자가족협의회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상층부에서 잔해물이 추가 붕괴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일 오전 10시 긴급브리핑을 열어 “오전 8시7분 201동 1호실 남서쪽 모서리 28층에 걸려 있던 콘크리트 잔해물(가로 4m, 세로 12m, 무게 30t 추정)이 22층까지 무너졌고 일부 잔해물은 1층으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이날 아침 8시1분 201동에 투입한 119 탐색조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콘크리트 잔해물과 목재가 분리되는 등 이상징후를 파악하고 8시4분 무전으로 “건물에 이상이 있으니 대비하라”고 전파했다. 이에 28층과 상층부 쪽에 있던 구조대원, 잔해제거작업자, 안전관리자 등 20여명이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중수본은 이번 추가 붕괴가 27층 매몰자 수습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중수본은 건물 서쪽 도로 폐쇄, 서쪽 출입구 동쪽 이전, 건물 서쪽 24시간 관측 폐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등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날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물은 그동안 수차례 추가 붕괴 우려 목소리가 나왔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18일째인 지난달 28일에서야 보강작업에 나섰다. 현산 민성우 안전경영실장은 14일 언론브리핑에서 “붕괴구간 계측 결과 특별한 변동은 없어 붕괴위험이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고, 하원기 대표이사도 28일 브리핑에서 “두께 8㎜ 쇠줄 30가닥으로 잔재물을 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화정아이파크 피해자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오늘 아침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다친 사람이 있을까 봐 걱정했지만 모두 대피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 현산이 빠른 수습에만 신경을 쓰다가 추가 붕괴가 일어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오후 3시46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단지 201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최상층인 39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중 붕괴사고가 일어나 동쪽은 25층까지, 서쪽은 23층까지 무너지며 노동자 6명이 실종됐다. 이 중 2명의 주검은 수습됐고 1명은 수습 중, 나머지 3명은 실종 상태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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