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26일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앞에서 관이 운구되고 있다.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오늘부터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더라도 ‘선 장례 후 화장’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코로나19 초기부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선 화장 후 장례’(
▶관련기사: [현장] 코로나19 사망자를 실은 앰뷸런스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방침을 적용해왔으나, 주검에 의한 전파 사례가 확인되지 않은 데 따라 관련 지침을 변경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코로나19 시신에 대한 장사 방법 및 절차 고시’를 개정해, 방역조치 엄수 아래 장례 후 화장도 가능하도록 27일부터 지침을 변경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가족들은 선 화장 지침으로 숨진 가족을 보지 못하고 애도의 시간마저 가질 수 없다며 지침을 변경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중대본은 21일 개정고시를 행정예고 했고, 오늘부터 개정안이 시행된다. 중대본은 “선 화장 후 장례 권고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신종 감염병에 대한 정보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가 제정한 것”이라며 “지난 2년간 축적된 정보와 세계보건기구 권고 등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유족의 애도 및 추모 기회를 보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개정 고시에 따라 장례 후 화장을 선택한 유족은 일반 사망자와 구별없이 원하는 화장 시간을 예약해 장례를 치를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유가족이 직접 고인의 시신도 운구할 수 있다. 다만 전통적인 염습은 생략되고 간이접견만 허용된다.
일부 장례식장은 감염 우려로 코로나19 사망자 장례를 치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어,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사망자 장례가 가능한 장례식장의 목록을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누리집(www.15774129.go.kr)에 게시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그동안 코로나19 감염으로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이별한 유가족분들께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유가족분들 마음의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라다”고 말했다.
황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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