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팀장급 직원을 출국금지 조처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이 직원이 횡령금을 여러 계좌에 분산 송금한 정황도 파악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4일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아무개(45)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연락을 끊은 채 잠적했고, 오스템임플란트 쪽은 이씨의 횡령 사실을 확인해 같은달 31일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된 당일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서 출국했다면 경찰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아직 국내에 있는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이씨가 횡령한 돈이 거쳐 간 복수의 계좌를 확인하는 대로 동결 절차를 밟고 있다.
이씨의 횡령금 규모는 1880억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원의 91.81%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이씨가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해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파주 ‘슈퍼개미’와 동일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 이씨는 동진쎄미켐 공시로 알려진 슈퍼개미와 이름이 같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씨 혐의에 포함된 부분이 아니라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선 이씨를 신속하게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