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순댓국 가게 출입문에 방역패스 유효기간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방역패스 6개월 유효기간 적용 첫날인 3일, 자영업자들은 관련 안내문을 붙이고 손님들은 식당 앞에서 전자출입명부 앱을 업데이트하느라 분주했다. 9일까지 계도기간이 적용되면서 현장에 큰 혼선은 없었지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앞으로 일일이 유효기간을 확인하기 번거로울 것이라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낮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의 한 한식당에서 손님들이 자리에 앉자 종업원이 익숙하게 큐아르(QR) 코드를 찍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남아있어 큐아르 코드 주위로는 파란색 테두리가 나타났고, ‘접종 완료자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왔다. 유효기간 만료 시 ‘딩동’ 소리가 나온다. 10일부터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 등이 없으면 시설 이용이 어렵다. 27년째 이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아무개(67)씨는 “손님 대부분이 예방 접종을 완료했고, 큐아르 코드를 찍는 것도 적응돼서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가에서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이 식당 앞에서 전자출입명부 앱을 업데이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순댓국 가게에는 ‘큐아르 멘트 접종 완료면 어서 오세요. 딩동 나오면 출입이 제한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최팔호(67)씨는 “오늘을 대비해 안내문을 붙였다”며 “아직은 손님들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다 잘 확인돼서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당장 큰 혼란은 없지만, 앞으로 계속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광화문 인근에서 닭볶음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진우(39)씨는 “오늘 온 손님들 전부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남아 있었다”면서도 “직원을 따로 두지 않고 혼자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촌에서 쌀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ㄱ씨는 “점심시간에 사람들이 몰리는 와중에 유효기간까지 확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때까지도 간혹 ‘접종을 안 했는데 같이 들어가면 안 되겠냐’는 손님이 있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바뀐 지침을 안내하고, ‘딩동’ 소리에 기분 나빠하는 손님들을 응대하는 것은 결국 자영업자의 몫”이라며 자영업자들이 방역 관리책임을 떠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비대위는 이날 정부 지침에 대응하기 위한 집단행동 여부를 논의한다.
일부 고령층은 방역패스 앱 업데이트 등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안옥자(68)씨는 “큐아르 코드를 처음 업데이트할 때도 할 줄 몰라 젊은 카페 직원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또 해야 한다고 하니 까다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닭볶음탕 전문점 앞에 백신 미접종자 이용 제한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 첫날인 3일 오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고객이 큐아르(QR)코드를 이용해 방문 등록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윤주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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