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앱의 QR코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모습. 이우연 기자
방역패스 의무화 첫날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앱 ‘먹통 오류’로 혼란이 빚어진 가운데, 둘째날인 점심에도 일부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전날 방역패스 벌칙 적용을 유예한데 이어, 이날도 사실상 과태료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질병관리청은 “13일 접속량 폭증에 따라 쿠브 서버에 과부하가 발생했다. 과부하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야간 서버 긴급증설 작업 및 최적화 작업을 수행했으며 오늘은 보다 원활하게 예방접종증명서를 발급(인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쿠브 앱이 원활할 거라는 설명과 달리 이날 낮 점심시간대에도 같은 오류가 반복됐다. 쿠브 앱에서는 정상적으로 접종증명서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쿠브 앱이 연동된 네이버의 전자출입명부 큐아르(QR) 코드는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는 메시지만 반복됐다. 카카오톡 역시 최초 사용자는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큐아르(QR) 코드를 받아야 하는데, 인증번호 자체를 받을 수 없었다. 다만 쿠브나 토스 앱의 큐아르 코드 인증은 정상 작동해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네이버를 제외한 다른 앱으로 큐아르 체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당에선 같은 혼란이 반복했다. 낮 12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을 찾은 손님은 “어 왜 안 되지?”라고 당황하며 네이버 앱 인증을 시도하다 결국 수기명부에 정보를 적었다. 예방접종 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수기 명부는 방역수칙 위반이다. 서울 구로구의 설렁탕집 사장 이아무개(55)씨는 “어제는 완전 먹통이어서 손님들이 많이 불편해했다. 오늘은 12시 장사 시작하고 한 10~20분 먹통이 됐다가 다시 정상화되더라”며 “2~3명 수기로 하고 그 뒤부터는 제가 (손님들 휴대전화의) 쿠브에 들어가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최초 인증 절차가 동시간에 쏟아지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13일의 오류는 질병관리청 서버의 문제였지만, 14일 일부 장애는 네이버 등 해당 플랫폼 사의 과부하라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쿠브와 네이버, 다음 등에서 이미 최초 인증을 받은 경우엔 전자증명서가 바로 뜨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최초 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어제 최초 인증 요청이 쏟아지면서 필요 정보량이 매우 증가했고 서버가 감당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손 반장은 “계도기간 사용량 등을 바탕으로 서버 준비작업을 했지만 예상보다 접속이 더 몰렸다”며 “점심·저녁시간 전에 최초 인증을 받아두면 (전자출입명부를) 보다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시행 둘째날에도 오류로 인해 방역패스를 확인하지 못한 경우 과태료 적용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국민들이나 사업자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오류로 인해 방역패스가) 미확인된 경우 벌칙을 적용하지 않도록 각 지자체와 점검·감독 행정기관에 사전 조치를 해 놓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식당·카페 등 11종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를 도입하며, 1주일간의 계도기간을 종료하고 13일부터 과태료 등 벌칙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려면 백신 접종완료일로부터 14일이 지났다는 접종증명서나 유전자분석(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했다.
박준용 박지영 고병찬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