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 이틀째인 24일 오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전두환씨 빈소를 조문한 뒤 “전 전 대통령이 과가 많은 건 틀림없다. 용서를 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씨 빈소를 찾아 “전 전 대통령의 여러 가지 공과에 대해서 역사가 평가를 계속할 것이다. 특히 광주 민주 항쟁 희생자들에 대한 사과를 밝히지 않은 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은 공과가 있기 마련이고, 전 전 대통령이 과가 많은 건 틀림없다. (전씨가)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용서를 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인사의 조문이 드문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은 “(전씨와) 인연이 깊은 것보다도 직간접적으로 뵌 일이 자주 있었다”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역사의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선 안 되겠다는 계기로 문상을 왔다”고 했다.
하나회 및 5공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전두환 정권 때 대통령비서실 제2정무수석비서관, 내무부 차관 등을 역임한 김창식씨는 조문한 뒤 “(최근까지도) 안부 전화를 몇 번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조문을 꺼리는 것과 관련해 김씨는 “돌아가신 분이니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나회’ 일원이었던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박철언 당시 대통령 정무·법률비서관도 빈소를 찾았다.
이날 아침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보수단체의 전씨 추모 분향소가 2시간여 만에 철거되는 일도 있었다. 보수단체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가 새벽 6시께 사전 신고 없이 천막 3동을 설치했지만, 종로구청이 아침 8시께 직원 10여명을 투입해 천막을 철거했다. 철거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지 장현은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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