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막대한 배당을 챙겨 특혜 논란을 빚은 화천대유자산관의 최대 주주 김만배씨(가운데)가 27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7일 경찰 조사 출석에 앞서 정치권 연루 의혹에 관해 취재진에게 “전혀 그런 게 없다”고 밝혔다.
이날 김씨는 오전 9시54분께 서울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이 퇴직금 50억 원을 지급받은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여러가지 의혹과 억측이 있는데 저희(화천대유)는 기본 퇴직금이 5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회사가 계속 성과가 있으니 각 분야에서 성과 있는 분들에 대해 이사회나 임원회의를 통해 (퇴직금을) 결정하는데 거긴(박영수 전 특검 딸) 아직 퇴직 처리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개인적인 프라이버시 관련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곽 의원 아들이) 산재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화천대유의 정치권 로비 의혹도 부인했다. 김씨는 ‘화천대유가 정치권을 통해 로비를 했거나 정치권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여러분이 염려하는 바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전혀 그런 게 없다”고 강조했다. 유력 법조인들로 ‘호화 법률 고문단’을 꾸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가성은 없었다. 정신적·심리적으로 많이 조언해주는 멘토같은 분들이라 모셨다”고 말했다.
김씨는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거액의 회삿돈을 빌린 데 대해 “불법은 없었다. 경찰 조사에서 보다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가진 돈은 없고 사업을 하면서 빌려온 많은 돈에 대해 운영비로 쓰였다. 계좌에 다 나와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원래 9월부터 상환하기로 했는데 일이 터져서 세무적인 정리를 못하고 있다”며 “바로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거액의 회삿돈을 빌린 경위와 사용처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를 보면, 김씨는 화천대유로부터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빌렸다.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김씨와 화천대유 이아무개 대표가 회사로부터 거액을 빌리는 등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입건 전 조사를 벌이는 중이며, 앞서 화천대유에서 26억8천만원을 빌렸다가 갚은 이 대표를 불러 화천대유와 회사 관계자들 사이의 채권·채무 관계를 조사한 바 있다. 화천대유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 업체로, 투자 대비 막대한 이익을 낸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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