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이재용씨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사건 고발인 조사
이재용씨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사건 고발인 조사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정동민)는 7일 1996년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38)씨 등 4남매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에 삼성 비서실이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한철 3차장은 “당시 비서실의 이사급 임원에 대한 조사에서 ‘삼성 비서실이 이재용씨 4남매의 재산 관리 차원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를 추진했다’는 진술이 나왔다”며 “그러나 이 임원은 ‘이건희 회장한테서 지시받거나 보고하지는 않았고, 비서실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 에버랜드 법인주주인 9개 삼성 계열사들이 “투자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한 것과 삼성 비서실이 이재용씨 남매의 재산 관리를 위해 전환사채를 인수했다는 진술이 서로 모순된 것에 비춰 비서실 차원의 개입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사팀 관계자는 “이 회장의 지시에 따른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국세청 세무자료와 회계 관련 자료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재용씨의 1996년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헐값 인수 사건과 관련해 이날 참여연대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앞서 삼성 계열사들이 2000년 이재용씨의 이(e)-삼성 등 인터넷회사 지분을 사 배임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서도 최근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한편, 검찰은 이 회장의 사재 출연 방침에 대해 “이재용씨의 경영권 승계 관련 고발 사건들에 대한 수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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