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국정농단 등 연속 보도 사회 움직이는 ‘기사의 힘’ 느껴 지면·유튜브 채널, 586에 초점 2030 콘텐츠 비중 더 커졌으면
사진 김계범씨 제공
“요즘엔 언론을 향해 무조건적인 비난을 쏟아붓는 경우가 너무 많잖아요. 사회가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려면 의미 없는 비난보단 꼭 필요한 비판,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기사에 대한 칭찬과 응원이 있어야겠더라고요.”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면서 언론인을 꿈꾸는 김계범(29)씨는 학교에서 여러 종류의 종이신문을 매일 읽는다. 구독은 여러 신문을 전전하다 <한겨레>에 정착했단다.
“한겨레가 가장 마음에 들었거든요. 사회 문제를 단발성 기사로 ‘반짝’ 다루지 않고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보도를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김씨는 최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가장 인상 깊게 본 한겨레 기사는 2017년 ‘공공기관 부정채용 민낯’ 연속 보도다. 수면 위에 드러나지 않고 묻힐 수 있던 일이 보도되고 정부의 후속 조처가 이뤄지는 과정을 보면서 ‘사회를 움직이는 기사의 힘’을 느꼈다고 그는 말한다. 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사’가 앞으로도 계속 나와야 한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하지만 세상은 녹록하지 않다. ‘기사는 공짜’라는 인식이 굳건한 터라 언론사가 생존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언론과 기자를 향한 무차별적 비난도 거세다. 김씨가 한겨레 서포터즈 벗이 되기로 마음먹은 이유란다.
“최순실(최서원) 국정농단 보도처럼 정통 언론사들은 유튜버나 대안매체들이 따라가기 어려운 저널리즘 가치를 구현할 수 있어요. 나라도 좋은 기사를 응원하자 싶었습니다.”
그가 한겨레에 바라는 점은 이렇다. 그는 “한겨레 지면과 유튜브 채널이 586세대에 초점을 맞춰 운영된다고 느껴져서 아쉽다”며 “33살이면 제게는 형이나 누나 같은 존재인데, 한겨레 콘텐츠는 여전히 586세대의 관심사 위주로 채워지는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은 별로 클릭하지 않을 것 같은 정치 콘텐츠가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2030 청년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에 대한 콘텐츠 비중이 더 커져야 한다는 얘기다. “1988년생, 33살 한겨레가 활기찬 청년의 모습으로 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젠더와 기후변화 등 앞으로 활발히 논의될 진보 의제에 집중하려는 한겨레의 시도에 더욱 응원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한겨레가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후원합니다. 이를 잘 정착시켜서 한겨레는 <뉴욕 타임스>처럼 기꺼이 돈을 내고 볼 좋은 기사를 써줬으면 좋겠어요. 정치권력이나 자본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되어, 진실을 드러내는 매체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역할을 한겨레가 하면 좋겠습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