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ㅣ최수일의 ‘웃어라 수포자’
공교육 현장에는 혼자 수업을 이끌며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수학교사가 너무 많다. 소위 말하는 ‘나 홀로 수업’이다.
교사 중심의 주입식 수업에서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새로운 수학 개념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라도 처음 개념을 접할 때 충분히 이해할 기회 없이 공식부터 암기하는 식으로 문제풀이 기술을 익혔다면 상황은 마찬가지다. 교사 중심의 주입식 수업에서는 수학을 가르쳤다거나 배웠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그 어떤 것도 가르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만 그들이 자기 안에서 무엇인가를 찾도록 돕는 것이다”라는 500년 전 갈릴레이의 이 명언은 구성주의 교육철학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주입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학교사들조차 주입식 외의 다른 교육 방식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 홀로 수업’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학생들의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넣으려 하기보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수학적 개념을 끄집어내어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개념을 연결하는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만이 수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수학교사가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생들 간에 수학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게끔 하는 것이다. 그저 대화를 나누고 발표를 활발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이라고 볼 수 없으며, 학생들 사이에 수학적인 언어로 질 높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연출하는 능력이 수학교사에게 절실하다.
수학을 전공한 중등 수학교사는 물론, 초등 교사까지 모두 이런 교수법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여 학생들의 수학적 사고를 적극적으로 키워내는 것만이 수포자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포자가 발생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가정교육 탓으로 돌리거나 학생의 개인적 특성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섣부르게 학생이 수학을 포기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행위다. 수학을 못하고 싶은지 수많은 수포자에게 물어보라. 그런 학생은 거의 없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수학을 포기하는 원인을 개인의 타고난 성격 등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어른들의 변명일 뿐이다.
사회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교육의 역할은 점점 벌어지는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있다. 학교는 타고난 환경에서 기인한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학생 한명 한명을 배려하고 도와주고 책임을 지는 안전한 장소여야 한다. 그런 학교가 도리어 경쟁을 유발하고 줄을 세울 때 수포자가 발생한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책임교육’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이런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책임교육이 안 되고 있다는 증거다. ‘책임교육’은 목표가 아니고 기본이어야 한다.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으니 수포자가 발생하는 것도 당연하다.
최수일 ㅣ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장
※ 최수일의 ‘웃어라 수포자’ 연재를 마칩니다. 최수일 선생님과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수학교사가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학생들 간에 수학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게끔 하는 것이다. 그저 대화를 나누고 발표를 활발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이라고 볼 수 없으며, 학생들 사이에 수학적인 언어로 질 높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연출하는 능력이 수학교사에게 절실하다. 게티이미지뱅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