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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뉴스AS] 9월 신학년제 도입 논란, 왜 뜨겁나

등록 2020-03-25 20:22수정 2020-03-26 14:37

외국 대다수가 채택…유학 공백 최소화 장점
코로나로 개학 늦춰지자 ‘고개’
“이참에 올해 학사일정 줄이자”
입학·졸업 당기고 국제추세 부합

수능 등 입시 대변동, 전환비용 부담 클 수도
“코로나 위기 임기응변 대응 안돼”
교육과정 일시 단축 영향 엄청나
사회 진출 등 6개월씩 밀릴 수도
25일 부산진구 전포초등학교 앞에 '너희는 학교의 봄이야 보고싶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인다. 전포초등학교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돼 학교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학교 3곳에 현수막을 부착했다. 연합뉴스
25일 부산진구 전포초등학교 앞에 '너희는 학교의 봄이야 보고싶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인다. 전포초등학교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돼 학교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학교 3곳에 현수막을 부착했다. 연합뉴스

학교 개학이 여러 차례 미뤄지면서 교육계에선 ‘9월 신학년제’ 도입 논의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교육계 안팎에선 오랜 기간 논쟁적 이슈로 떠올랐던 사안이어서 쉽게 수그러들진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가 3월에 새 학년을 시작해 1년 동안 2학기를 운영하는 ‘3월 신학년제’를 시행한 뒤 줄곧 이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90년대 이후로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자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9월 신학년제가 도입되면 입학 연령이 기존 만 6살에서 만 5.5살로 6개월 앞당겨지게 된다. 저출산 심화 국면에서 사회진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과 늘어난 여름방학으로 학사 운영과 새 학년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9월 신학년제를 채택하는 국가들이 많아 해외유학 등에서 국제적 통용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학년의 시작점을 바꾸는 것은 입시, 채용 등 사회 전반에 걸친 큰 변화가 따라야 가능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의 ‘9월 신학년제 실행방안’(2014년) 보고서는 9월 신학년제 도입을 위한 여섯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길게는 12년, 많게는 10조원의 시간과 비용이 든다고 짚었다. 특정 시점에 전체 학생 또는 일부 학교급·학년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6개월 늘리거나 줄이는 등의 조처가 불가피한데, 이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한 예로, 9월 신학년제가 도입되면 11월에 치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도 5월 정도로 당겨진다.

최근 논의에 불을 붙인 건 코로나19의 유행이다. 감염병 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 아래에서 ‘전환기’에 대한 비용과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학교 개학이 미뤄지는 등 학사일정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됐으니, “이참에 9월 신학년제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논리다. ‘9월 신학년제 실행방안’ 보고서에서 제시한, “특정 연도의 초중고 전 학년의 교육기간을 일시에 단축하고 그해 9월부터 신학년을 시작하는 안”과 비슷하다. 다른 대안들에 견줘 교육과정의 변화는 가장 크지만 시간과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안이다.

반면 다른 변수들도 달라진다는 점이 문제다. 만약 모든 학교에서 1학기 전체를 휴업하고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한다면, 입학·졸업, 입직 시점을 앞당기는 게 아니라 되레 6개월씩 뒤로 미루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만약 학교급별로 새 학년을 다르게 적용한다면, 어차피 ‘전환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9월 신학년제 실행방안’ 보고서를 쓴 황준성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상황을 넘기기 위한 대안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반면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개학을 또다시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도입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 3학년만 개학하고 다른 학년들은 9월 신학년제를 도입한다거나 하는 식의 대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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