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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국어 ‘40번’ 까다롭고, 수학은 개념·원리 묻는 문항 많아

등록 2019-11-14 21:19수정 2019-11-15 02:45

2020학년도 수능 난이도 보니
작년과 같은 ‘킬러 문항’ 없었지만
법·경제 아우르는 ‘BIS’ 문제 낯설수도
국어 1등급 점수는 다소 높아질 듯
수학은 9월 모의고사와 난이도 비슷
‘중상위권’ 다소 어렵게 느꼈을수도
영어도 평이…1등급 비율 높아질 듯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이 시험 볼 준비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이 시험 볼 준비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4일 치른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대체로 지난해 수능, 9월 모의평가 등과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하면서도 적절한 수준의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반적으로 국어 영역과 영어 영역은 지난해에 견줘 비슷하거나 쉬운 수준이었고, 수학 영역은 더 어려워지진 않았지만 수험생들이 어렵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 국어 영역 ‘초고난도’ 문항처럼 논란을 일으킬 문항도 발견되지 않았다.

국어는 지난해에 견줘 쉬운 편

‘초고난도’ 문항으로 논란이 컸던 지난해에 견줘 올해 국어 영역은 대체로 쉬운 편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수험생이 어렵다고 느끼는 독서 영역에서 인문·과학·사회 분야 3개의 지문이 각각 출제됐는데, 인문·과학 분야의 지문 2개는 그 분량이 예전보다 줄어들었고,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1등급을 가르는 점수 또한 지난해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회 분야에서 출제된 지문(37~42번 문항)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계산식과 비율 변화의 과정을 이해해야 하는 등 법과 경제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수험생들이 낯설고 힘들게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40번 문항에 대해 김용진 교사(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는 “제시된 용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미가 바뀌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야 했기 때문에 좀 어렵다”고 평가했다.

문학 영역에서는 고전시가인 ‘월선헌십육경가’(신계영)와 ‘어촌기’(권근)를 지문으로 삼은 문항(20번)이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문제로 꼽혔다. <교육방송>(EBS) 교재에 연계된 작품이기는 하지만, 교재에는 없었던 본문 후반부까지 출제됐기 때문이다. 다만 내용 파악에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문법 영역에서는 관형사형 어미의 체계를 소재로 한 문항(14번)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학은 ‘어렵다’고 느꼈을 가능성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고난도 문항이 줄어든 대신 중간 정도의 문항이 많아져 이른바 ‘중상위권’ 수험생들은 문제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으로 점쳐진다. 조만기 교사(경기 남양주시 판곡고)는 “기존과 다르게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한다면 빠르게 풀 수 있는 문항이 많았다. 다만 그렇지 않았다면 시간 때문에 곤란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몇몇 입시업체도 “난이도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수험생들의 ‘체감’으로는 어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가형에서는 함수의 그래프 개형과 정적분의 의미를 이해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21번)과 지수함수와 로그함수로 그래프를 이용해 미분계수를 구하는 문항(30번)이, 나형에서는 수열 문제지만 수험생 스스로 식을 재구성해야 풀 수 있는 문항(21번), 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그릴 수 있고 방정식과 부등식에 활용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30번) 등이 가장 어려운 문항들로 꼽혔다.

쉬워진 영어, 1등급 비율 높아질 듯

절대평가 3년째에 접어든 영어 영역은 난이도가 지난해 수능과 모의평가 때보다 내려가, 1등급을 받는 학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성호 교사(인천시 남동구 숭덕여고)는 “지문의 일부 문장이 어렵긴 하지만 선택지가 어렵지 않은 편이고, 지난해처럼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등장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 교사는 “절대평가라 학생마다 목표 점수가 다르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보다 ‘중위권’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지문 속에 등장한 표현의 함축적인 의미를 묻는 21번 문항, 어휘력을 평가하는 30번 문항, 음악을 다룬 지문 속에 추론 능력을 활용해 빈칸을 채워넣는 34번 문항 등이 어려운 문제들로 꼽혔다. 특히 과학을 역사적으로 보는 관점을 다룬 37번 문항은, 선택지에 나온 문장들이 길고 난해해 이른바 ‘상위권’ 학생들을 가름할 문제란 평가가 나왔다.

총평을 맡은 오수석 교사(경기 부천시 소명여고)는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지난해에 견줘 낮아졌고 배경지식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는 문제도 보이지 않았다. (선택) 영역별 유불리도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제들이 출제되어 이른바 ‘중상위권’ 학생들이 어려워했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 “원점수만 볼 것이 아니라 백분위 점수나 예상 등급 등을 면밀하게 살펴 자신에게 맞는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세종/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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