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학교민주시민교육 포럼 주요 쟁점
민주시민교육 생소한 기성세대
‘신민교육’ 아닌 ‘주권자 교육’ 이해해야
성평등 교육은 ‘관계 맺는 법’ 배우는 것
성별 고정관념 없앤 표준안 필요해
다문화 등 다양한 이슈 다룰 ‘공론장’ 되길
민주시민교육 생소한 기성세대
‘신민교육’ 아닌 ‘주권자 교육’ 이해해야
성평등 교육은 ‘관계 맺는 법’ 배우는 것
성별 고정관념 없앤 표준안 필요해
다문화 등 다양한 이슈 다룰 ‘공론장’ 되길
지난 11월10일 서울시교육청 연수원에서 ‘2018 학교 민주시민교육 포럼’이 열렸다. 기획단을 맡은 학생들이 ‘학생자치의 활성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민주시민교육 하려면 ‘성교육 표준안’도 손봐야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가이드라인(2009)을 보면 “포괄적인 성교육은 더 건강하고 안전한 성적·사회적 관계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상호존중, 평등과 같은 민주적 가치를 강화하는 것을 제1원칙으로 한다”고 전한다.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제대로 된 성교육’이야말로 필수라는 뜻이다. 성교육은 여성과 남성 및 기타 성별이 하나의 사회 속에서 관계 맺기를 배우는 과정이다. 자신의 편견이나 기분으로 타인을 판단하지 않고, 공동체성을 고려해 스스로 의견을 낼 줄 아는 훈련은 ‘성의 영역’에서도 필요하다. 이날 오후 나눔에서 ‘학교 성평등 교육’을 발제한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가장 어려운 문제가 수업 시수 확보의 문제다. 유네스코 국제 성교육 가이드라인에서도 1년에 12회기 이상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그런데 국내에서는 그만큼의 시간을 낼 수가 없다. 보통 의무적으로 아이들을 강당에 모아 놓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의 성교육은 집중도는 물론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최근 유튜브 등의 오·남용으로 이른 나이에 왜곡된 성 정보를 접하는 것이 민주시민교육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교육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자신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시민 양성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불법촬영, 성폭력 등 젠더에 기반한 폭력이 늘어나고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일생 동안 ‘성적 존재’가 아닌 사람은 없다. 청소년들이 성적주체성을 확립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건강한 성 가치관을 갖는 것은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 덕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성교육이 시민교육과 상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교안 형식으로 작성한 ‘성교육 표준안’ 매뉴얼은 성소수자와 성적 자기결정권 내용을 배제함으로써 다양한 시민 사회 구성원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교육부가 지난 2017년 연구 용역을 토대로 개선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왜곡된 성통념에 기반할 뿐 아니라,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구시대적 매뉴얼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유네스코는 다양한 섹슈얼리티를 ‘옳고 그름’의 판단 대상으로 삼는 대신, 자신이 속한 공동체 속에 다양한 젠더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고 권고한다”며 “자신과 다른 섹슈얼리티를 가진 사회구성원들과 서로 협력하며 사는 방법, 성과 젠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성교육 표준안 관련 포괄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원칙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섹슈얼리티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견지함과 동시에 성평등·성적자기결정권·다양성·포용과 같은 원칙을 지킨다 △젠더, 성적 다양성, 이주배경, 학교밖 청소년 등 다양한 대상을 고려하여 구성한다. 성교육 표준안은 민주사회 속 인간의 평등한 성적 권리를 보장하고 생애 과정에서 성별 정체성과 역할, 성적 지향과 친밀성, 재생산 등과 관련된 경험을 포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민주시민교육에 관심 있어 혼자서 포럼을 찾아왔다는 중학교 2학년 천세민양은 “학생회·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자치역량을 더 키우고 싶다. 친구들과 학교에서 50가지가 넘는 민주시민교육 아이디어를 내보기도 했다”며 “최근 관심 갖기 시작한 다문화 시민교육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론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사진 김지윤 <함께하는 교육> 기자 kimjy1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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