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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무덤 컨설턴트’ ‘인터넷 탐정’ 직업이 생긴다고요?

등록 2017-01-31 09:45수정 2017-01-31 09:49

학생·학부모가 알아둘 미래직업 정보

인공지능 기반 4차 산업혁명 맞아
아이들 미래 ‘떠오를 직업’ 생각해야

평생 한가지 직업 고집보다는
기술 활용해 능력 발휘하는 게 중요
고전읽기 등 통해 직업가치관 키우고
부모들 낡은 직업 개념 버릴 필요도

23일 서울 양천구 내일그림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서 연 진로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창직진로지도사와 창직발상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23일 서울 양천구 내일그림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에서 연 진로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창직진로지도사와 창직발상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꼽히는 의사와 교사. 돈을 많이 벌거나 안정적이라는 게 선호의 이유다. 하지만 인공지능 로봇이 직접 수술을 하면서 의사 직업군의 위기를 말하는 이들도 나온다. 한편 학령기 인구가 줄면서 교원 선발 인원도 줄고 있다. 학생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학교 밖에서 더 많은 지식을 얻는다. 미래에도 의사나 교사 등의 직업이 여전히 인기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요즘, ‘사라지는 직업, 떠오르는 직업 목록’이 화제다. 교육계에서도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직업 체험이나 청소년들이 갖춰야 할 미래 역량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늘고 있다.

관심사와 기술 접목해 창직해봐

1월23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내일그림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인공지능시대, 새로운 직업을 찾아서’라는 진로 프로그램이 열렸다. 책상에 둘러앉은 아이들 앞에 도구, 상황, 인생, 직업 등 네 분야의 다양한 그림이 놓여 있었다. 술래가 된 학생이 특정 직업을 생각한 뒤 그 직업과 관련한 네 개의 이미지 위에 말을 올려두면 나머지 학생들이 어떤 직업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이다. 가령, 숲해설가란 직업을 떠올린 학생은 ‘마이크’와 ‘숲’, ‘칠판에서 설명하는 사람’ 이미지에 말을 올려뒀다. ‘창직발상 보드게임’은 기존 직업을 알아보는 동시에 이 일을 하기 위해 어떤 도구나 상황이 필요한지 등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발상을 끌어내는 게 목적이다.

게임에 익숙해지자 이 이미지들을 가지고 자신이 생각한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활동을 했다. 아이들은 ‘날씨+통계그래프+지구’ 이미지를 합친 ‘기상 컨설턴트’와 ‘사람+집+음식’을 합쳐 ‘혼밥전문가’라는 직업 등을 만들었다. ‘힐링음악 디자이너’, ‘무덤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떠올린 임하진(강신중 2)양은 “이미지 카드를 보고 지금은 없지만 나중에 그런 직업이 생길 만하다고 생각했다. 컴퓨터나 아이티(IT)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으로 힐링 음악을 만들어 제공하거나 무덤 자리를 알아봐주는 등 포괄적인 장례 절차 서비스를 처리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다.”

강사인 창직진로지도사 현수정씨는 “아이디어 발상 수업은 미래 인재상과 맞물려 있다. 정답이 있기보다 질문을 하고 친구 이야기를 경청하며 협력하는 수업이다. 앞으로는 기존의 것을 다르게 보고 자신의 부족한 점은 협업을 통해 보완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문정현(남명초 5)군은 “하는 일이나 상황을 연관 지어서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게 신기하고 재밌었다. 이번 기회에 프로파일러라는 직업도 알게 됐는데 그 일을 하고 싶다”며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있어도 사람의 심리를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하는 프로파일러의 일은 없어지지 않을 거 같다”고 했다. 그 밖에 학생들은 인터넷 탐정, 계절해설가, 오감훈련가 등의 직업도 만들어냈다.

이날 진로프로그램에 참여한 문정현군이 자신이 만든 새로운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이날 진로프로그램에 참여한 문정현군이 자신이 만든 새로운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성적-적성’보다 ‘어떤 뜻 펼칠까’ 고민

구체적 직업에 앞서 진로를 결정할 때 중요한 것은 뭘까. 주목받고 있는 직업이라고 무작정 선택할 수는 없는 일. 김영미 교사(동대전중)는 자유학기제를 담당하면서 아이들이 진로를 찾으면서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달라 고민하는 것을 알았다. 가령, 수학 성적은 잘 나오지만 수학 공부는 재미없어하거나, 과학 점수는 낮지만 과학 수업은 흥미로워하는 것. 김 교사는 “아이들은 단순히 점수가 좋으면 적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직접 연관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일단 좋아하는 일에 몰입해보는 게 좋다. 당장은 못해서 힘들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으로 학생들의 진로탐색 시간은 늘었지만 한 학기 동안 진로를 구체화하기란 쉽지 않다. 또 진로가 자주 바뀌는 시기인 만큼 유연성 있게 여러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도 중요하다. 그는 “부모들은 시대가 변하는 걸 알면서도 아이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걸 불안해한다. 자기가 아는 틀에서만 판단하며 자녀와 부딪히기도 한다”고 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면서 부모가 좋아하는 직업을 선호하게 된다. 아이만 바뀌라고 할 게 아니라 부모부터 시대가 변하는 걸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직업을 고르기에 앞서 고전을 읽으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김 교사는 그런 뜻에서 인문학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과 고전 읽기를 하고 있다. 사람의 사고방식이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논어>를 읽는 걸 고리타분하게 느꼈지만 지금은 자신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한다. 단순히 똑똑하고 성적이 좋다고 직업을 제대로 선택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 이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등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들이 생각한 이미지를 오려 붙여 직접 만들어낸 새로운 직업군.
아이들이 생각한 이미지를 오려 붙여 직접 만들어낸 새로운 직업군.

새로운 직업 알려주는 정보 적극 찾아봐

각계에서 기존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할 거라는 전망과 함께 직업 정보를 담은 자료도 속속 나오고 있다. <10대가 알아야 할 미래 직업의 이동>은 빅데이터분석가, 스마트파밍전문가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직업을 소개한 책이다. 단순히 직업의 종류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미래시대에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 등을 제시하고 있다. 공동저자인 신지나씨는 “미래 직업은 명사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며 “자유학기제 때 교육과정을 좀더 열어두고 아이들이 모르는 분야를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가령, 그림은 잘 그리는데 스토리 구성이 서툰 아이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책을 만들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수록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온다는 뜻이다.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은 최근 ‘미래형 신직업군 총서’를 발간했다. 아이티와 소트프웨어(SW) 기술 융합, 교육서비스, 개인사회서비스, 디자인 응용 등 34종의 새로운 직업군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서울창조전문인력 누리집(www.creation.seoul.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인공지능과 로봇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조사한 보고서와 ‘대학 전공별 진로가이드’ 등을 제공하고 있다. 관심 있는 학생은 누리집(www.keis.or.kr)에서 자료를 받아볼 수 있다. 창의적 발상이나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아이디어 고릴라’(www.ideagorilla.com)를 추천한다. ‘낯선 생각 남다른 발견’, ‘뇌말랑 트레이닝’, ‘유쾌발랄 아이디어’ 등 기발한 사례를 담은 여러 분야의 동영상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창직진로교육을 진행하는 창직교육센터(goodnewjob.com)에서는 창직 수업 커리큘럼과 자료, 보드게임 등에 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글·사진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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