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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소서 보고 또 봐야 할 시간

등록 2016-09-12 20:21수정 2016-09-12 20:45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마중물
201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9월12일(월)부터 시작됐다.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입력 마감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추석 연휴 기간을 오롯이 자소서 작성과 교정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 대학마다 원서접수와 자소서 마감 날짜와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원서접수 저장을 해놓고 결제를 안 하거나, 자소서 작성을 해놓고 발송 시기를 놓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시간에 쫓겨 자소서 작성을 제때 마무리 못 하고 정선되지 않았거나 분량을 채우지 못한 것을 발송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수험생들은 자소서 4번 자율문항에 대한 부담이 크다. 올해는 4번 문항이 있는 대학이 늘었고 내용을 바꾼 대학도 여럿 있어서 더욱 그렇다. 1~3번 공통문항은 한 개씩만 준비해도 되지만 4번 문항은 자칫 여섯 개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 대학 이름도 바꾸지 않고 내용이 같은 4번 문항을 다른 대학에 그대로 제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학업역량을 드러내야 하는 1번 문항은 학습법을 바꿔 성적을 올린 경험을 기술한 내용이 많아서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전공적합성을 드러내야 하는 2번 문항은 각 학교의 교육과정과 진로·진학 프로그램이 비슷비슷해지고 있어서 옥석을 가리기 어렵다. 인성을 묻는 3번 문항은 지원자가 착한 해결사가 되어 갈등을 중재했다는 식의 스토리텔링이 많아서 식상하다. 세 문항 모두 역량을 드러내기보다는 활동을 나열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4번 자율문항은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고려대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묻는 서울대의 경우처럼 지원자의 지적·내적 성찰에 의한 변화와 장기적인 비전을 묻는 경우가 많다. 대학의 요구가 잘 반영된 항목이어서 올해 더욱더 주목받고 있다.

지금 이 시기에는 자소서에 넣을 새로운 활동을 찾기보다는 글의 논리력과 구성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자소서는 1000자 또는 1500자 분량의 글이므로 한 단락으로 쓰기보다는 3단계 방식인 ‘동기-활동-결과’, 4단계 방식인 ‘동기-활동-결과-의미’, 5단계 방식인 ‘동기-활동-결과-의미-변화’의 구성이 좋다. 글의 분량상 다섯 단락이 넘어가면 구성이 산만해질 수 있다. 매력적인 첫 문장으로 초두효과를 노리고, 중간에서 내용을 전달하고, 마무리에서 메시지를 던지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평가자는 자소서만 단독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자소서는 학교생활기록부, 교사추천서, 면접과 상호 대조가 되는 서류다. 그렇지만 자소서는 제출 서류 가운데 지원자 본인이 작성하는 유일한 자료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대하게 들려줄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자소서를 통해 평가자가 지원자를 일단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다음 단계인 면접 기회도 주어질 수 있다. 자소서는 자기 삶을 총체적으로 정리할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교육적 가치도 크다. 비록 시간은 촉박하지만 몰입해서 즐겼던 경험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만의 이야기로 구성하기 바란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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