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마중물
대입 수시모집 비율은 내년에도 73.7%에 이를 정도로 강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수시모집의 핵심 전형인 학생부 위주 전형과 논술 위주 전형에는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와 ‘논술’과 같은 글쓰기 평가가 있다. 실제 입시를 치른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문의 시사 읽기 자료 등을 통해 자소서, 논술, 면접 등을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입시에서 신문을 통해 시사적 배경지식을 알아두고, 시사 쟁점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갖는 게 매우 유리해지고 있다.
중국 송나라의 구양수는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선 삼다(三多), 즉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이 필요하다고 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뜻이다. 사설이나 칼럼은 글쓴이의 생각과 논리가 잘 보이는 글이고 자소서와 논술 원고 분량과 비슷해서 많이 읽을수록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된다. 자소서는 1000~1500자 정도의 글이고, 인문논술의 분량도 대부분 500~1000자 안팎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로 이용하면서 짧은 글에 익숙한 학생들한테는 신문의 사설이나 칼럼과 같은 비교적 긴 글을 자주 읽는 연습이 특히 필요하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는 습관부터 기르는 것이 급선무다.
평소 글을 많이 써본 친구들이 자소서도 잘 쓰게 되어 있다. 늦어도 고교 1학년 때부터는 신문을 읽다가 공감이 가는 글을 필사할 것을 권하고 싶다. 아이가 어른의 말과 행동을 흉내내며 성장하는 것처럼 잘 쓴 글을 베껴쓰는 과정에서 글의 논리성과 구성력이 좋아질 수 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향상되는 것은 덤이다. 글쓰기가 부담스러운 학생은 학습 플래너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플래너의 특성상 단어 위주로 정리가 되지만 이 단어들을 놓고 점차 문장으로 바꿔가는 훈련을 해도 좋다. 이것도 번거롭다면 휴대폰의 메모장을 사용해도 좋다. 어떤 형식의 글이든 많이 써보는 것이 좋다.
많이 읽고 많이 쓰면서 병행할 것은 많이 생각해보는 일이다. 특히 사회적 쟁점을 놓고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게 좋다. 한 예로 요즘 ‘포켓몬 고’ 게임으로 이슈가 된 지도반출 쟁점은 ‘안보 위협’ 또는 ‘산업 발전’으로 의견이 나뉜다. 때로는 ‘증강현실’에 대한 신문기사를 놓고 토론을 한 경험을 자소서에 기록할 수도 있고, 모의면접 주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렇듯 신문을 활용하여 사회적 쟁점을 보는 시각을 키우면, 시사이슈 찬반 논쟁에 대한 의견을 묻는 면접에도 큰 도움이 된다.
논술에서도 이런 시사이슈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요소다. 올해 성균관대 모의논술에는 ‘안락사’를 서로 다른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라는 논제가 출제되었다. 요즘 유럽 다문화사회가 위기를 맞이하면서부터 ‘다문화주의와 동화주의’도 논술의 단골 주제로 등장한다.
자소서나 논술철에 글쓰기를 벼락치기식으로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평소 쓰기 훈련을 해두는 게 중요하다. 훈련 도구로 우리가 매일 보는 신문부터 주목하면 좋겠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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