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이번주까지 대부분 고등학교가 기말고사를 치른다. 수시모집에서는 내신 성적을 3학년 1학기까지만 반영하기 때문에 기말고사가 끝나면 논술, 면접,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적성고사 등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학생부위주전형에서는 대부분 면접을 치르기 때문에 기말 이후 면접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수시모집 면접고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학교생활기록부, 자소서, 추천서 등 서류를 평가하는 ‘서류기반면접’과 논술처럼 제시문이 주어지는 ‘제시문 활용면접’이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 대학이 서류기반면접을 보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학생부위주전형에서는 주로 지원자 1명에 입학사정관과 학과 교수 등 2~3명의 면접관이 평가하는 다대일 면접이 일반적인데 15분 내외가 소요된다. 다대일 면접은 여러 명으로부터 질문을 받기 때문에 긴장감과 압박감이 크다.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드는 압박면접에는 일단 평가자의 말을 긍정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YB 화법’(Yes~ But~)이 유용하다. 하지만 모의면접을 하다 보면 학생들은 부정적인 ‘NB 화법’(No~ Because~)을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평가자가 “화학 성적이 좋지 않네요?”라고 질문 했다면, “네, 제가 화학 성적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라고 인정한 뒤, “하지만 학교 화학 선택반이 한 반뿐이라 상위권 등급을 받는 게 어려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면 좋다. 평가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세련된 화법이다.
면접 화법에서는 기본적으로 긴 답변보다는 두괄식의 간결한 답변이 좋다. ‘병렬식 나열형’ 대답이 필요할 때는 가장 중요한 답을 먼저 말하는 게 좋다. 지식을 측정하는 ‘설명형’ 문제는 문제의 핵심을 단답형으로 짧게 대답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예를 들거나 부연 설명한다. ‘의견 주장형’ 문제는 주장을 정확하게 먼저 밝히고 주장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양비론이나 절충형 대답은 주의해야 한다. 어떤 주장을 선택하든 평가자는 반대 의견에 서서 지원자의 논리를 공박할 것이다. 이때 당황하지 말고 차근차근 상대방 논리의 문제점을 반박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옹호해야 한다. 평가자의 공격에 쉽게 자신의 주장을 바꾸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학생부위주전형 면접평가에서는 질문에 대한 정답만을 기대하는 게 아니다. 수험생의 논리적 사고력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과정 중심적인 평가를 중시한다.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했던 네 가지 기준은 신언서판, 즉 외모·말·글·판단력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말과 글은 반복연습이 필요한 영역이다. 기말고사 이후 학생부와 자소서에서 예상 질문을 뽑아 모의면접을 반드시 해야 할 이유다. 대학에서 주최하는 모의면접도 참여하길 권한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