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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시 늘어날 때 ‘드러난 통계’만 봐선 안 돼

등록 2016-05-09 20:25수정 2016-05-11 10:46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197개 4년제 대학교의 ‘201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전체 모집인원은 감소했고 수시모집에서 전년 대비 3.8%포인트 증가한 73.7%를 선발한다. 현재 고2 학생들의 대학입시에도 수시 강세 현상은 계속되는 것이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2018학년도에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교과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수시모집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40%에 이를 정도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내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년별 반영 비율이다. 학년별로 각각 20:40:40 비중으로 반영하는 학교라면 3학년 1학기만의 비율이 전체 내신의 40%를 차지한다. 다른 학년은 1, 2학기의 합이지만 3학년은 오로지 한 학기만의 내신이다. 1학기 기말고사를 끝까지 잘 치러야 하는 이유다. 현재 대부분의 고3 수업이 이비에스(EBS) 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내신 준비가 곧 수능 준비다. 또한 정시에서 같은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적대는 매우 촘촘하다. 내신 실질 반영 비율에 따라 영향력이 높을 수도 있고, 적더라도 예비번호의 순번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3 때 내신 성적이 오르는 경우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인재상 가운데 ‘발전가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대학들이 있으므로 수능 공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비교과, 자기소개서, 면접 등 수시 공부가 수능 공부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수시와 정시 모두 대입 성공 전략의 출발점에는 반드시 ‘수능’이 있어야 한다. 정시 포석이 되어야 수시도 성공할 수 있다.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도 23.6%로 전년도보다 증가했다. 서울 지역 주요 15개 대학만을 놓고 통계를 내보면 학생부종합전형은 40%가 넘는다. 고려대 2016학년도 입시 결과를 보면 학생부종합전형인 융합형인재전형에서 최종합격자 학생부 교과 평균 등급이 인문계는 2.7, 자연계는 2.0 정도였다. 이는 학생부종합전형이 교과 성적도 의미 있게 반영할 뿐 아니라 비교과 성적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내신이 부족한 학생들이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수업시간에 과제탐구활동, 탐구보고서, 다양한 수행평가 등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되고 새롭게 볼 수 있는 교실 풍경이다. 차후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과목을 신청하는 ‘과목수강신청제’를 도입한다면 교과수업 시간을 통해 학생의 전공적합성, 학업역량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비판의식과 리더십 배양 등을 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큰 일부 비교과 활동 위주로 제한하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현재로선 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과 관련해서는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한 언론 매체에서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생 82명의 스펙을 분석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부족한 학생부종합전형 정보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등 정성적인 평가가 필요한 영역도 합격자의 동아리 가입 수, 봉사활동 시간 식으로 정량화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전년도에 서울대는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 681명, 일반전형 1688명을 선발했다. 이 가운데 합격자 82명을 대상으로 비교과 활동을 일반화한 것이다. 이 기준치에 턱없이 부족해도 질적으로 우수한 학생부로 서울대에 합격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이 자료에서 말하는 수치가 합격 조건의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통계를 제대로 분석하려면 같은 조건의 불합격자 사례 등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마치 내가 본 사과는 빨간색이니까 빨간 것이 모든 사과의 조건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학부모들이 이런 조건에 맞추어 학생들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오류를 범할까 걱정이다. 사교육과 언론에서 나오는 학생부종합전형 통계 자료를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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