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서울시교육청에서 주관한 고3 첫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력평가)가 지난 10일 시행되었다. 고3 학생들은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3월, 4월, 7월, 10월 네 번의 학력평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하는 6월, 9월 두 번의 수능모의평가를 치르게 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내신 성적과 수능모의평가 결과로 수시와 정시의 적합성을 판단해야 한다. 3월, 고3의 시작은 수능 365일 전이 아니라 261일 전에 시작되므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자신의 교과와 비교과 그리고 수능모의평가 성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효과적인 대입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먼저 고3 수험생들은 3월 학력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수시와 정시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찍어 집중할 것인지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내신이 우수한 학생은 수시에, 수능이 우수한 학생은 정시에 더 집중하면 된다. 하지만 수시와 정시 모두 대입 성공 전략의 출발점에는 반드시 수능이 있어야 한다. 정시 포석이 되어야 수시도 성공할 수 있다. 이른바 ‘수시의 정시화 전략’이다. 3학년 1학기까지 수시에 집중하고, 2학기에 정시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것은 현명한 대입전략이 아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세워진 뒤에는 희망 전형에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올해 수시 원서 접수는 9월12일(월)에서 9월21일(수)까지다. 원서 접수 뒤에는 대학별고사와 자기소개서 제출이 바로 시작되므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은 남은 한 학기 동안 희망하는 학과의 전공적합성에 맞는 동아리활동, 교내대회 등에 집중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도 4월부터는 최소한 개요짜기에 들어가야 한다. 요즘 입학사정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기 때문에 비교과와 자기소개서에만 몰입해서는 안 된다.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수업과 관련된 자신의 학업역량을 드러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부교과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은 희망 대학의 내신 반영 교과, 학년별 반영 비율 등을 고려하여 준비하면 된다. 논술전형은 대학마다 논술고사 유형이 약간씩 다르므로 자신과 맞는 대학을 서너 곳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대학별 모의논술은 꼭 참여하고,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출제의도, 채점기준 등을 확인해야 한다. 4~6등급대 학생들은 적성전형도 하나의 대안이다. 수능보다 쉽게 출제되지만, 전년도 기출문제를 시간을 재고 풀어보는 연습이 중요하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 이비에스(EBS) 연계율은 70%이다. 2016학년도에는 수능 영어영역에서 한글해석본을 암기해 시험을 준비하는 문제를 개선하도록 출제를 했었는데 2017학년도에도 이 방침은 유지된다. 하지만 이비에스 수능 연계 교재 수는 줄었다. 그런 이유로 수험생의 부담도 덜어질 전망이다. 이번 수능부터 필수 응시 과목이 되는 ‘한국사’는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 위주로 쉽게 출제한다는 원칙에 맞게 연계교재도 1권으로 최소화할 예정이다. 또한 선택형 수능이 폐지되는 국어와 수학 영역의 ‘A/B형’ 교재는 각각 단일형과 ‘나(문과)/가(이과)’형으로 변경되며, 수능 연계교재 유형은 <수능특강>, <수능완성>, <인터넷 특강> 3가지에서 <수능특강>, <수능완성> 2가지로 간소화됐다. 국어는 A, B형이 올해부터 하나로 통합되면서 문제 유형이 다소 달라졌다. 수학도 A, B형이 각각 나형, 가형으로 바뀌었고, 수능 시험범위가 전년도와 달라졌다. 2016학년도 수학 A형 출제범위는 ‘수학Ⅰ, 미적분과 통계기본’이었지만 2017학년도 수학 나형은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로 바뀌었다. 2016학년도 수학 B형 출제범위는 ‘수학Ⅰ, 수학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였지만 2017학년도 수학 가형은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로 바뀌었다. 문·이과 모두 ‘확률과 통계’ 중요도가 높아졌다.
‘혁신’(革新)은 ‘가죽을 무두질하여 새롭게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가죽의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을 되살려야 새로워질 수 있다. 고3 새학년을 맞이하여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학년만 바뀐 채 예전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뿐이다. 혹시 공부는 하지 않고 고3이라고 허세만 부리는 건 아닌지 자신을 살펴봐야 한다. 학습장소, 스마트폰·컴퓨터 이용시간, 학원 및 인터넷 강의 수강, 자기주도학습시간, 기상시간, 수면시간 등 가장 기본이 되는 것부터 원점에서 다시 점검해보기를 권한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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