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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취업률 높은 마이스터고의 허와 실

등록 2016-02-15 18:57수정 2016-02-16 10:01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교육부는 지난해 9월22일 2015년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취업률을 발표했다. 학교유형별로는 마이스터고 90.4%, 특성화고 47.6%로 나타났다. 특히 마이스터고는 첫 졸업생을 배출한 2013년부터 3년 연속 90% 이상의 취업률을 달성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마이스터고는 ‘일·학습 병행’, ‘선취업 후진학’ 등을 통해 중등 직업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마이스터고는 독일의 전문 기능·기술 자격의 최고 수준을 뜻하는 ‘마이스터’(Meister)에서 그 명칭을 따왔다. 마이스터고는 산업계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한다. 고교 구분은 특성화고가 아닌 특목고에 해당한다. 공식 명칭은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다.

학생은 전기에 전국 단위로 선발한다. 다른 특목고와 함께 일반고보다 먼저 신입생 모집을 시작하며, 마이스터고 가운데 1개교를 선택하여 지원해야 한다. 교과성적 반영비율은 최소화하고, 학생의 직업흥미와 적성, 성장가능성을 고려하여 취업을 원하는 인재를 모집한다. 예를 들어, 서울의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는 교과성적 30%, 출석 13.3%, 봉사활동 10%, 마이스터 적성·소양검사 30%, 심층면접 16.7% 성적을 합산하여 합격자를 선발한다.

마이스터고의 ‘선취업 후진학’ 제도는 산업현장의 인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나아가 ‘직업교육’이라는 특성화고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마련한 제도다. 마이스터고가 재학생의 취업역량 강화를 통해 취업 중심 학교로 자리를 잡고, 우수 신입생을 받으면서 특성화고도 그 수혜를 얻어 취업률이 오르고 있다. 실제로 2015년 2월 졸업생 기준으로 정규직 취업률을 보면 공군항공과학고 100%, 충북반도체고 96.9%, 수원하이텍고 97.4%, 평택기계공고 95.5%, 수도전기공고 91.9% 등으로 매우 높다.

한편 마이스터고는 성공한 특목고로 인식되고 있어서 매년 우수 신입생이 대거 지원하고 있다. 학비도 무료이고, 교육청의 지원도 많은 편이다. 또한 교육부는 직업교육을 받고 취업한 뒤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일하면서 능력을 계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재직자 특별전형, 계약학과, 사내대학, 사이버대학 등을 활용해 근로경험과 연계한 고등교육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재직자 특별전형의 경우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지원도 많은 편이다.

반면, 마이스터고 교육과정은 전문교과가 80단위 이상이고, 산학협력의 실무중심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일반계고교와 교육 내용이 많이 달라 대입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전국 단위로 선발하기 때문에 기숙사에 입학해야 하는 학생들은 단체 생활에 대한 적응 여부도 판단해야 한다. 전국 단위 선발이기는 하지만 학교마다 그 지역 학생들을 많이 선발하는 경우도 있어 모집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한 마이스터고 출신자는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특별전형’에 지원 자체가 안 된다. 마이스터고 출신 학생들은 3년 이상의 산업체 경력(군경력 포함)이 있으면 선취업 후진학 형태의 ‘특성화고 등을 졸업한 재직자(산업체 재직자 특별전형)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가는 것이 유리하다.

선취업 후진학에 대한 논란도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14년 고졸 취업자 후진학 계속교육 실태 조사’를 보면 후진학한 대기업 직장인 42.7%, 중소기업 직장인 30.8%가 “일과 학습의 병행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학습시간 부족, 교육비 부담, 인근 지역에 희망 학과 부족, 상사의 눈치 등이 손꼽혔다. 이는 후진학을 선택한 사람들에 대한 기업체 쪽의 정서적인 지원, 업무경감, 재정지원 등이 부족한 결과로 보인다. 덧붙여 중소기업 위주의 취업 쏠림 현상과 교육청과 학교 간의 지나친 취업률 경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량적인 취업률뿐 아니라 고용환경, 처우 등 일자리의 질을 고려한 정성평가도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또한 마이스터고가 성공하려면 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풍토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독일과 같은 사회에서는 마이스터가 존경받는 걸로 알려져 있다. 우리 사회가 학벌중심사회가 아닌 능력중심사회가 된다면 예비 장영실을 키우는 마이스터고의 본래 취지가 좀 더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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