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시·도교육감들에게 누리과정 예산 전액 편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려고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서울·경기·전남 등 10명의 시·도교육감이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누리과정 공약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과 보육·교육대란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태형 김성광 기자 xogud555@hani.co.kr
정부, 이번엔 감사원 동원
정부, 목적예비비 차등 이어
예산 감사 실시로 압박 나서
작년말 이어 또다시 감사
교육감들 “긴급 국고 지원을”
정부, 목적예비비 차등 이어
예산 감사 실시로 압박 나서
작년말 이어 또다시 감사
교육감들 “긴급 국고 지원을”
교육청과 누리과정(만 3~5살 무상보육) 예산 갈등을 빚고 있는 정부가 2일 ‘목적예비비 차등 지원’에 이어 이번엔 ‘감사원 감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는 교육감들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 감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3일 새해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2일 내부 회의를 열어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감사를 개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은 서울·경기·광주·전북·전남·강원·세종 등 7곳으로, 모두 누리과정 예산 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교육청들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8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로부터 공익감사 청구를 받은 뒤 외부위원 4명과 내부위원 3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감사 착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누리과정 논란과 관련해 교육청과 시·도의회를 비판해온 단체로, 이 단체의 정광진 회장이 새누리당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정치편향성’ 논란이 인 바 있다.
감사원 감사의 경우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처리 기한이 6개월로 규정돼 있어 늦어도 7월 말까지는 감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누리과정 예산 부담 주체, 지방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 관련 재정 상황, 누리과정 예산 편성 관련 법적 의무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교육감들은 이번 감사를 ‘정치 감사’로 규정하고 있다. 고강도 감사원 감사와 교육부 예산 점검을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감사를 하겠다고 나선 탓이다. 실제로 감사원은 지난해 5~7월 전국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지방교육청 재정운용 실태’를 감사해 지난해 12월15일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서울·경기·광주·전남·전북·강원·세종 등 7개 교육청의 본예산을 점검했다.
장휘국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광주교육감)은 이에 대해 “감사원과 교육부가 이미 교육청 예산을 세세히 들여다봤는데 또 보겠다고 하니 유감스럽다”며 “교육청 예산을 아무리 탈탈 털어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감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17개 교육청 가운데 대구·경북·울산을 제외한 14명의 교육감들은 이날 서울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님만이 보육·교육대란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며 “대통령은 지금의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긴급 국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육대란’뿐만 아니고 이미 ‘교육대란’이 시작된 상황에서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협의기구’를 구성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자”고 덧붙였다. 교육감들은 대통령이 나설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매일 오전 9~10시 릴레이 1인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에 대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감들이 법령상 의무사항인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범사회적 협의기구 구성’ 등을 운운하고 있다”며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하는 것만이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이슈누리과정 논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