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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정부, 누리과정 예비비 차별지급 강행

등록 2016-02-02 19:28수정 2016-02-02 22:09

‘3천억’ 누리예산 편성한 곳만 지원
서울·경기·광주교육청 등 5곳 제외
교육감협 “세금으로 길들이기” 반발
정부가 누리과정(만 3~5살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한 교육청에만 목적예비비(총 3000억원)를 우선 지원하고 서울·경기 등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 5곳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돈이 없어서 예산을 편성하지 못한 교육청들이 정부 예비비 지원도 못 받는 셈이어서 보육대란을 오히려 부추기는 조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청 쪽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교육청들을 편가르고 길들이려는 행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연 뒤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경비 등 목적예비비 3000억원 지출을 의결했고, 1~2일 안에 각 교육청에 지급될 예정”이라며 “우선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또는 일부 편성한 교육청 12곳에만 총 109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처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 교육청에 예비비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누리과정 예산 전액을 편성해 예비비 100%가 지원될 6개 교육청은 대구(146억원)·대전(85)·울산(63)·경북(191)·충남(144)·세종(22)이다. 누리과정 예산을 일부 편성해 예비비 50%가 지원될 6개 교육청은 부산(108)·충북(55)·인천(66)·전남(86)·경남(106)·제주(23)다.

하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 중 한 곳이라도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않은 서울·경기·광주·전북·강원 등 5개 교육청은 예비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획재정부는 “추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거나 편성 계획을 제출하면 예비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재성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국장은 “목적예비비를 일부 시도교육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행정 행위로는 지극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도교육청을 분열시키고 길들이려는 의도여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것 때문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 5곳이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사과 한 쪽 가지고 유치원생 길들이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영유아와 학부모·교사들한테 피해가 돌아갈 텐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은 목적예비비 전액인 496억원을 받아봐야 한달반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밖에 안 돼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보육대란을 해결하려면 예산이 없어서 편성을 못한 교육청에 목적예비비를 줘야지 왜 예산이 있어서 전액 편성한 교육청을 지원하느냐”고 말했다.

애초 목적예비비의 ‘명분’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연말 여야가 합의해 통과된 목적예비비 3000억원은 명목상으로는 학교시설 개선을 위해 쓰도록 돼 있다. 다만 교육청들이 그만큼 누리과정에 예산을 편성할 여유가 생겨 누리과정을 우회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누리과정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을 내어 “목적예비비는 ‘찜통교실·노후화장실 등 열악한 학교시설의 개선과 관련 지방채 이자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지급하는 돈”이라며 “시도교육청별 수요에 맞춰 균형있게 지급해야 하는 돈이지 정부 마음대로 주고 안 주고 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정윤 김소연 안관옥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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