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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체대 실기, 전형 간소화로 학원비 부담 덜어야

등록 2015-11-30 20:48수정 2015-12-01 14:47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대학입시가 다양해지면서 체육 분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고 인기도 매우 높다. 수시모집에서 수도권 체육 관련 학과는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다. 그런데 체육 대학으로 진학하려면 실기고사를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학교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고액의 학원비를 사교육에 쏟아붓고 있다. 체대 졸업 후 진로로 운동선수나 체육교사가 성공 사례로 뽑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체대 인재상이 시대에 맞춰 변하고 있고 특히 스포츠 산업은 블루오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공교육에서 체육 분야 진로 상담과 실기 준비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체대 입시는 정시모집 비율이 90% 이상으로 일반 학과 수시모집과는 구별된다. 체대 수시는 크게 교과 성적과 실기를 반영하는 학생부교과전형과 서류와 면접을 보는 학생부종합전형 그리고 논술전형이 있다.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과 인원수는 매우 적어서 경쟁률이 매우 높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체대 준비생들은 거의 응시하지 않고 일반 학생들이 주로 응시한다. 논술전형 역시 체대 실기를 준비한 학생보다는 일반 학생들이 응시한다. 이 밖에 운동선수를 위한 특기자 전형이 있다. 모집인원이 정시보다 현저히 적은 수시전형에 체대 준비생들이 응시하는 이유는 정시모집 실기 전형을 미리 모의 테스트해보고 싶거나 수능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시모집에 응시하는 경우 9월말에서 11월초 사이 비교적 좋은 날씨에 실기 시험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실기 변수가 적다. 내신과 실기 위주로 선발하므로 집중력 있고 수준 높은 실기를 준비할 수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대부분 없으므로 수능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지방의 경우 수시모집 대학이 충청도에 몰려 있어 선택의 폭이 좁고 정시의 가능성을 일찍 닫아 버리고 하향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의 경우는 수시로 뽑는 인원이 적고 인기 학과인 체육교육과의 경우 소수의 인원만 수시로 선발하기에 경쟁률이 매우 높다. 체대 수시를 희망하고 지원하는 학생들은 점차 늘어가는 추세이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정시에 비해 수시 합격하기가 힘들고 실력에 비해 낮은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체대 정시는 모집인원이 많고 실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좀 더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수능 성적으로 대학 선택의 폭이 결정되기 때문에 실기 준비가 늦었던 학생들도 역전을 노릴 수 있다. 수능이 4등급 이내로 나오는 학생이라면 수시보다는 정시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정시 합격을 위해 실기 시험이 비슷한 대학이나 선호 대학 한두개를 수시에 응시하는 것도 좋은 시나리오다. 다만, 실기 시험이 12월말에서 1월 사이 겨울에 있기 때문에 실외 종목의 경우 폭설과 한파로 갑작스럽게 실내 종목으로 변경되어 실시되는 경우도 있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변수가 있다. 또한 사교육 시장에서는 수능 이후 월 100만원이 넘는 비싼 학원비를 받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클 수 있다.

체대 입시 학원의 장점은 실기시험에서 쓰이는 비싼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인데 요즘에는 학교별로 연합하여 장비를 하나씩 구입해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지원만 뒤따른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듯 사교육의 장점이었던 고가 장비의 보유가 이제는 공교육 체대입시 연합(장비 공유, 정보 공유, 연합 테스트 실시 등)으로 충분히 준비가 가능해졌다. 또한 학원은 비싼 수강료를 받고 고객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강도 높은 수업이 어렵고, 상대적으로 학교보다 수강생이 많아서 맞춤형 수업 또한 힘들다. 하지만 공교육 체대 입시는 정확한 입시 정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책임지도가 가능하며, 체육 교사들의 역량도 사교육과 비교해서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끝으로, 공교육에서 체대 실기를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이 되려면 실기 종목을 핵심 몇 개 종목으로 단순화하고 실기 만점 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 대학마다 다른 실기 종목과 높은 합격 기준은 사교육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운동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체육 관련 분야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을 위해 비실기 전형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에이전트가 될 학생이 박지성처럼 축구를 반드시 잘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운동을 좋아하고 도전정신이 있는 학생을 수용할 체대 입시전형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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