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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물수능’, ‘불수능’ 올해도 논란은 여전하다

등록 2015-07-06 20:55수정 2015-11-02 23:45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2016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성적이 지난 6월25일에 나왔다. 수험생들은 이 시험을 통해 수능의 문항 수준 및 유형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이 결과를 토대로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 기준 통과 여부와 정시모집 예상 성적을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56만5835명으로 재학생은 49만8851명, 졸업생은 6만6984명이었다. 2015학년도 수능에 졸업생이 13만3213명이 응시한 걸 고려하면 졸업생 반 정도가 시험을 치른 것이다. 9월 모의평가와 수능에서는 졸업생들이 더 많이 응시하기 때문에 재학생들은 내신 준비와 수능 준비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6월 모의평가는 작년 쉬운 수능 논란과 출제오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시험이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정부도 3월31일 ‘수능 출제오류 개선 방안’을 발표하여 이른바 ‘물수능’, ‘불수능’ 논란에 발빠르게 대처했다. 특히 영어 영역의 경우 일부 학생들이 한글 해석본을 암기하여 시험을 준비하는 등의 문제가 개선되도록 이비에스 연계 방식을 개선하여 적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대의 파악’과 ‘세부정보’를 묻는 연계 문항에 한해 이비에스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채점 결과 영어는 다 맞아야 1등급이 나올 정도로 쉽게 출제되었다. 만점자의 비율이 작년 3.37%(1만9564명)보다 높은 4.83%(2만7213명)나 된다. 시험이 쉬우면 표준점수가 떨어지므로 표준점수 최고점도 132점에서 128점으로 떨어졌다. 국어 B형의 경우도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가능하다. 만점자의 비율도 작년 0.09%(280명)보다 높은 4.15%(1만2537명)로 쉽게 출제되었다. 반면, 수학 A형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 131점에서 137점으로, 수학 B형은 125점에서 131점으로 올랐을 정도로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되었다. 즉, 이번 6월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보다 국어와 영어는 쉽게, 수학은 어렵게 출제된 것이다.

작년 수능 결과를 보면 수능의 변별력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작년 수능 영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2점이고 1등급 컷은 130점이었다.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B형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25점이고 1등급 컷이 125점이었다. 국어 A형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2점이고 1등급 컷이 129점이었다. 즉, 지난해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은 단 5점으로 변별이 되었기 때문에 과학탐구를 잘 본 학생들이 대박이 났다. 이렇듯 수능이 변별력을 상실하고 지나치게 쉽게 출제되면 이제 승부는 ‘운칠기삼’의 세계로 빠지게 된다. 운이 나빠서 수능을 망쳤다고 믿는다면 결과에 승복하기가 어렵다. 수능을 쉽게 출제하는 대의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수능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평가 제도는 아닌지, 보완해야 할 점은 없는지 더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최승후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진로적성연구소장
최승후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진로적성연구소장
교육부는 올해 수능도 작년과 같은 출제 기조를 이어간다고 지난 3월20일 발표했다. 즉,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출제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의 경우 지난 3월16일에 발표한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이라는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출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지난 3월17일 수능 개선 시안 발표 이후 올해 수능이 작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 보도 뒤 일선 교육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교육부는 3일 만에 올해 수능도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수능은 문제가 쉬워도 대란이었고 어려워도 대란이었다. 안타깝게도 단 한 가지 예측 가능한 것은 “어떤 것도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그 사실뿐이다. 6월 모의평가는 이런 악순환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올 수능 난이도를 예측한다면 영어 영역은 2018학년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앞두고 있어서 쉽게 출제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어·수학·탐구는 이비에스 연계 교재 중심으로 쉬운 수능에 대비한 공부를 하되, 상위권을 가르는 고난도 ‘킬러 문제’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작년 쉬운 수능으로 피해를 본 졸업생들이 대거 재수를 하고 있으므로 재학생들은 1학기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수험생에게 조언 한마디. 이번 6월 모의평가 성적이 낮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자. 한 발 못 나간 후회보다는 반 발 나간 것에 만족하고 두 발 이후를 기약하기를!

최승후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진로적성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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