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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면접고사, 논술만큼 긴 시간 준비해야

등록 2015-03-16 20:07수정 2015-11-02 23:48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201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면접고사를 20% 이상 반영하는 대학은 일반전형 인문사회계는 95곳, 자연계는 78곳에 이른다. 수시모집의 면접고사에서는 지원자의 인성·잠재력·전공적합성 등을 평가하고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의 진위 여부와 활동을 심층 확인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전공 관련 기본적인 질문을 하기도 한다. 학생부중심전형에서는 주로 지원자 1명에 입학사정관과 학과 교수 등 2~3명의 면접관이 평가를 하는 다대일 면접이 일반적인데 15분 내외가 소요된다. 다대일 면접은 여러 명으로부터 질문을 받기 때문에 긴장감과 압박감이 크다. 논술은 1년 이상 준비하면서 면접은 시험 전 몇 주 정도 준비하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면접도 최종합격에 결정적인 선발요소이므로 충분한 준비와 연습 기간이 필요하다.

면접은 주로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특기자전형에서 실시한다. 올해 이화여대 수시모집 학생부교과전형인 고교추천전형, 가천대 학생부종합전형 가천프런티어전형, 국민대 어학특기자전형은 2단계에서 면접을 반영한다. 면접은 단계별 전형의 2단계에서 실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 1단계를 통과하면 2단계의 면접이 당락을 좌우한다. 대학 입장에서는 1단계를 통과한 일정배수의 학생들은 유의미한 실력 차이가 없다고 판단해서 면접의 기본점수를 없애서 실질 반영비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민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의 1단계 서류순위 47위를 한 지원자가 2단계 면접순위 4위를 하여 전체순위 9위로 합격한 학생을 면접 성공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이 학생은 서류의 진위 여부, 전공적합성, 인성 등을 평가하는 면접의 기회를 통해 오히려 서류에서 확인할 수 없는 성장 가능성을 잘 드러낸 셈이다.

면접은 학생들이 서류에서 잘 드러내지 못한 점을 소개할 기회를 주며, 대학들도 서류상의 오류와 허위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은 2016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면접을 보지 않는다. 경희대(학교생활충실자전형), 서강대(자기주도형, 일반형), 성균관대(성균인재전형, 글로벌인재전형), 성신여대(학교생활우수자전형), 중앙대(탐구형인재전형), 한양대(학생부종합전형) 등의 서울권 대학에서는 교과 성적과 서류평가만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대학 입장에서는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 따라 문제풀이식 구술형 면접 문제 출제가 사실상 금지되어 면접의 변별력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또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의 서류만으로도 충분히 역량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면접이 없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한 마지막 검증 장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면접 폐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하는 이유이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면접은 단기간 준비가 어렵기 때문에 단위학교에서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도교사는 담임교사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 담임교사와 과목별 교사의 협업과 팀티칭이 필수이다. 먼저 학생부·자기소개서·상담기록 등 학생 자료를 꼼꼼히 검토한 뒤 학생과 자주 만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그 뒤 모의면접을 통해 실전연습을 해야 한다. 교사들과 모의면접을 한 뒤에는 학생들도 면접관으로 참여시켜 연습을 하면 효율적이다. 모의면접 상황은 동영상으로 촬영해 피드백을 해야 한다. 지도교사는 면접 뒤 말투, 용어 선택, 시선 처리, 자세 및 태도 등 학생의 약점을 몇 가지 지적하여 개선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자연계 면접의 경우 수학·과학 관련 교과서 대단원·소단원 학습목표를 숙지하고, 학습활동 문제풀이를 하면 도움이 된다.

 최승후 문산고 교사, 경기도진로진학지원센터 교사지원단
최승후 문산고 교사, 경기도진로진학지원센터 교사지원단
끝으로, 면접관들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읽은 뒤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야기가 있는 학생을 면접을 통해서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여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풍부한 학교생활기록부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기려 해도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는 뜻이다. 대학이 면접을 통해서 뽑으려는 인재는 앞으로 충분히 아름답게 빛날 다듬어지지 않은 숨은 원석이다. 따라서 눌변이라고 너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면접관의 진솔한 대화 속에서 지원자가 알고 있고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고 진실하게 표현하면 된다. 숨은 인재는 드러나게 되어 있는 법이다.

최승후 문산고 교사, 경기도진로진학지원센터 교사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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