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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국영수 대신 공감이 필수과목…대학은 “너나 가라”

등록 2015-03-12 21:43수정 2015-03-13 00:11

지난달 28일 경기도 안산시 경기창작센터에 열린 ‘광복 100년 대한민국의 상상, 소셜픽션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미래 교육에 대한 바람’을 적은 포스트잇을 상상확장판에 붙이고 있다.  안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달 28일 경기도 안산시 경기창작센터에 열린 ‘광복 100년 대한민국의 상상, 소셜픽션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미래 교육에 대한 바람’을 적은 포스트잇을 상상확장판에 붙이고 있다. 안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소셜픽션-20대가 그리는 대한민국 ③ 2045 교육의 풍경
포스트잇이 유달리 빼곡하게 붙었다. 포스트잇에 영어, 수학은 하나도 없었다. 나와 상대방을 알기 위한 교육, 공감교육, 갈등 해결 방법 등 20대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온통 ‘올바른 관계 맺기’에 쏠려 있었다.

#1 30년 뒤엔 ‘공감 교육’이 필수

지난달 28일부터 1박2일 동안 경기도 안산시 경기창작센터에서 열린 ‘광복 100년 대한민국의 상상, 소셜픽션 콘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은 ‘30년 뒤 미래에 꼭 배워야 할 것’으로 단순한 지식보다는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사는 데 필요한 지혜 교육, 나의 정체성을 찾는 교육을 간절히 상상했다.

우선, 20대들이 포스트잇에 적어 붙인 49개의 미래 필수 교육 가운데 무려 18개(36.7%)가 상대방을 깊게 아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남을 이해할 수 있는 법’ ‘다른 상대와 대화하는 방법’ ‘갈등을 해결하는 법’ ‘감정 그대로를 솔직하게 나누는 방법’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들이 소통하고 공감하며 배려하는 교육에 목말라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타인과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한 첫 단추는 ‘나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49개의 포스트잇 가운데 12개(24.5%)가 자신의 꿈과 정체성을 찾는 교육을 미래에 꼭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꿈을 찾고 이루는 법’ ‘스스로 생각하는 법’ ‘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 등이 그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는 현실에 대한 우회적인 불만으로 볼 수도 있다.

‘상대방 아는 법’ ‘나 자신 찾는 법’
‘올바른 관계 맺기’ 교육 중점 과제

서열화 사라지고 평준화·특성화
‘인서울’ ‘스펙 쌓는’ 대학은 사라져

#2 “니나(너나) 가라 대학!”

30년 뒤 교육 분야의 미래 상상에 대한 토론을 마친 뒤 교육조에 있던 한 참가자가 “니나(너나) 가라 대학!”이라는 구호로 짧게 정리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졌다. ‘너나 가는 대학’은 지금의 대학이다. 점수별로 서열화된 대학, 수도권에 편중된 대학, 천편일률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대학, 스펙 쌓기 경쟁이 벌어지는 대학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20대들이 꿈꾼 2045년의 대학은 점수와는 무관하게 ‘평준화’돼 있지만, 지역별로 특성화된 대학이다. 모든 학생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몰릴 필요가 없다.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그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고 차별화된 내용을 가르치는 대학으로 가서 교육을 받으면 된다. 성영덕(27)씨는 “졸업할 때까지 100권의 책을 읽게 하는 대학에선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것이 수업이다. 단순한 암기 위주의 지식보다는 내 사고를 확장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 대학에 가면 된다”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30년 뒤엔 과학기술의 발달로 다른 나라 대학생들과의 토론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실물처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홀로그램 토의 기술이 도입돼, 각 나라에 있는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을 하는 것처럼 만들 수 있게 된다. 강민영(23)씨는 “가상의 공간이긴 하지만,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각국의 학생들이 한 방송사의 ‘비정상회담’ 프로그램처럼 한 테이블에 앉아 토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미래를 그렸다.

#3 직업 좀 바꿔볼까?

지금의 20대들이 30년 뒤 50대가 되면 어떤 교육들이 이뤄질까? ‘100살 시대’의 중간 길목에 있는 50대들은 ‘잡 트레이딩’ 교육을 받는다. 건축가를 하던 사람이 요리사로, 피부관리사가 치킨집 사장으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 한 직업에만 만족하지 못하면 두개 이상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오전엔 페스티벌 기획자, 오후엔 숲 해설가 식이다.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어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싶은 50대는 청년들의 상징인 ‘인디뮤지션’으로 활동하며 공연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직업을 맞바꾸기 위해 학교라는 특정 공간에서 다시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 ‘기술’을 전수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잡 트레이드’ 박람회도 수시로 열리고, 잡 트레이드 정보에 관한 전자책도 쏟아진다. 50대는 이제 새로운 청춘이다.

안산/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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