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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지난 입시를 알아야 앞으로 2년이 보인다

등록 2015-02-02 19:44수정 2015-11-02 23:50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이번주부터 격주로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연재를 시작합니다. ‘마중물’이란,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을 뜻합니다. 문산고 최 교사가 중·고교 학생들이 적성에 맞춰 진로·진학 설계를 하도록 한 바가지의 마중물 구실을 하겠다는 뜻으로 붙인 말입니다. 최 교사의 조언을 통해 학생들이 보다 현명하게 진로·진학 설계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아는 만큼 느끼고, 느끼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진로·진학 분야에 딱 들어맞는 말도 없는 것 같다. 대입전형이 간소화됐다고 하지만 학생·학부모·교사들은 매년 새롭게 등장하는 전형과 용어가 낯설고 사교육 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불안하기만 하다. 대입제도가 초·중등 교육은 물론 유아교육에까지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우리 교육 상황에서 대입전형을 제대로 알지 않고서는 복마전 같은 현실을 극복할 수가 없다. 이와 관련해서 연재 첫회에서는 지난 2015학년도 대입전형에 대해 먼저 살펴보려고 한다. 참고로 대입전형 기본정보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www.kcue.or.kr) 누리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5학년도 대입전형(현 고3)은 그 체제가 2016, 2017학년도에도 대부분 유지되기 때문에 꼭 살펴봐야 한다. 그 특징은 크게 네가지다. 첫째, 수시는 학생부 위주 전형(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논술 위주 전형, 실기 위주 전형 등 총 4개, 정시는 수능 위주, 실기 위주 전형 총 2개로 전형 방법 수가 축소됐다. 수시는 학생부와 논술 위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설계된 것이다. 이 표준 대입전형 체계는 2017학년도까지 유지된다. 주의할 점은 수시는 6회 지원, 정시는 3회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형 방법과 지원 횟수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원, 경찰대학,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는 수시 6회 지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 가운데 울산과학기술대는 특별법 법인이 아닌 국립대 법인이다. 포항공과대는 사립대학으로 분류되므로 수시 6회 제한을 받는다. 그리고 산업대인 청운대, 호원대도 6회 지원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 둘째, 2015학년도부터 정시모집에서 모집 인원 200명 미만의 모집단위는 분할모집이 폐지됨에 따라 전년도에 비해 군별 분할모집 대학이 감소했다. 따라서 수험생들의 대학과 모집단위 선택권은 줄어들게 되어 한쪽 군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대학들이 정시에서 분할모집을 통해 안정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기회를 상실했기 때문에 수시모집 비율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은 더욱 줄었다. 2016학년도까지는 모집단위 입학정원 200명 이상인 경우 2개 군까지는 분할모집을 허용하나 2017학년도부터는 전면 금지된다. 셋째,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수학·영어 영역에서 A형 또는 B형으로 수준별 수능을 실시했으나 2015학년도에는 영어의 수준별 수능이 폐지됐다. 또한 영어는 올해부터 정부가 ‘쉬운 영어’ 방침을 밝힌 데 따라 만점자 비율이 3.37%(1만9564명)일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때문에 <교육방송>(EBS) 수능 연계가 ‘개념 연계’가 아닌 ‘지문 연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수능 변별력 문제가 화두가 됐다. 넷째,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고 우선선발이 금지되어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했다. 특히 이전 논술전형의 경우, ‘논술이라고 쓰고 수능이라고 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선선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매우 높았었다. 하지만 일부 대학은 오히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하기도 했다. 서울대는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4개 영역 중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에서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로 바꿨다.

최승후 문산고 교사, 경기도진로진학지원센터 교사지원단
최승후 문산고 교사, 경기도진로진학지원센터 교사지원단
장자(莊子)에 ‘득어망전’(得魚忘筌,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이라는 고사가 나온다. 이는 진리에 도달하게 되면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한 모든 수단을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대입제도와 전형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사실 대입전형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이고, 변화 양상도 파악할 수 있다. 제도는 늘 변화해 왔고, 변화하고,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제도 변화에만 관심을 뒀다가 정작 우리 아이들의 변화를 놓쳐서는 안 된다. 변화하는 제도에 맞춰 아이를 바라보지 말고 변화하는 아이에 맞춰 제도를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본질은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이다. 이 연재가 아이들이 꿈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

최승후 문산고 교사, 경기도진로진학지원센터 교사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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