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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로봇과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등록 2014-11-03 20:07수정 2014-12-31 08:36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스마트폰은 궁금한 것을 언제 어디서라도 해소하게 해준다. 모르는 단어나 음식 조리법은 물론 이동하면서 근처의 맛집이나 낯선 길을 물어도 곧바로 답을 얻을 수 있다. 과거 고교 교과서에는 국문학자 양주동의 ‘면학의 서’란 수필이 실려 있었다. 양주동이 서당에서 한문학만 배우고 신학문을 배우려 영문법을 독학하다가 ‘3인칭’이란 단어에 막혔을 때의 얘기다. ‘독서백편의자현’이란 말만 믿고 거듭해서 읽고 생각했으나 ‘3인칭’의 뜻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결국 한겨울 30리를 걸어가 읍내 선생님을 찾아 설명을 듣고 깨달음의 기쁨에 쾌재를 불렀다는 내용이다. 손끝에서 전세계의 모든 지식과 노하우를 만날 수 있는 요즘 돌아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일화다.

군인 대신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짐꾼 로봇 `LS3‘. 유튜브 화면 캡처.
군인 대신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짐꾼 로봇 `LS3‘. 유튜브 화면 캡처.
디지털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달하고 있으며 더 편리해지고 있다. 편리함을 넘어 기계가 로봇이 되어서 사람의 개입이 없어도 기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훈련받은 기자가 처리하는 전문적 영역이라고 간주되어 왔던 기사 작성마저 로봇이 수행하는 ‘로봇 저널리즘’이 국외에서 도입되고 있다.

구글 등 검색회사는 이용 과정에서 사용자들이 생산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검색하거나 주문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판단해 제공하는 개인별 예측 서비스까지 꿈꾸고 있다. ‘구글 나우’ 같은 개인화된 서비스의 궁극적 목표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에 번역된 <제2의 기계시대>는 똑똑해진 로봇과 알고리즘이 기존에 사람들이 해오던 일들을 대체할 미래를 제시한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이 편리한 생활의 도구였던 시기를 지나, 알고리즘과 결합한 로봇이 기존에 사람들이 해오던 일들 중 많은 부분을 대신하는 미래상이다. 로봇은 수고롭고 위험한 업무도 대체하지만, 결국 사람들의 업무와 일자리를 위협하기 마련이다. 표 판매, 주차료 지급, 건물 경비 등 많은 일자리가 무인 시스템으로 대체되는 현실이다. 앞으로 더 똑똑해지고 강력해질 로봇과 알고리즘은 사람들에게 편리함과 함께 고용 불안도 가져올 전망이다.

디지털 세상의 속성을 알고 똑똑한 대처법을 찾는 사람들과 달리 변하는 세상에 대한 조망 없이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마저 기계에 위협당하기 쉽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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