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과 서울시교육감 등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 19일 오전 서울 중랑구 중화동 장안중학교 투표소 앞에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회원 유남규(19)씨가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청소년정책서 정작 청소년 소외”
민변 등 “18살 이상으로 낮춰야”
민변 등 “18살 이상으로 낮춰야”
“왜 선거는 ‘19금’인가요?”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서준영(15)군은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오후 1시30분, 투표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교동초등학교 건물 앞에 섰다. 투표를 하려고 길게 줄지어 서 있던 이들이 서군이 들고 있는 손팻말을 흘끔흘끔 쳐다봤다. 손팻말에는 ‘보지도 듣지도 찍지도 말하지도 말라고? 청소년들에게 정치적 권리를’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서군을 포함해 100여명의 청소년들이 이날 서울·인천·부천·수원·천안·김해 등 전국 105곳의 투표소 앞에서 청소년 투표권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청소년들의 연대체인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 내놔라 운동본부’는 “14일부터 페이스북·트위터 등을 통해 ‘청소년 참정권 요구’ 1인시위 참여자를 모집한 결과 105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미리 신청하지 않고 1인시위를 하는 분들도 인증샷을 계속 보내오고 있어서 참여 인원은 15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활동가 ‘검은빛’(별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 청소년이 전혀 참여할 수 없다 보니 엉뚱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역마다 있는 청소년수련관만 해도 그런 곳을 아는 청소년은 극히 드물고 주로 주부들의 에어로빅·서예교실 등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정책의 실질화를 위해 청소년의 정치 참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거연령을 ‘18살 이상’으로 바꾸자는 법률 개정 운동은 올해 본격화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19살 이상부터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10월 선거연령을 18살 이상으로 바꾸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도 같은 내용의 법을 발의했다. 박주민 민변 사무차장은 “현행 병역법과 공무원임용시험령에서 병역의 의무와 공무담임권을 18살 이상에게 부여하고 있고, 민법의 혼인 가능한 나이와 도로교통법의 운전면허 취득 가능 나이도 18살 이상인데 유독 공직선거법만 선거연령을 19살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른 법과 견줘 불합리하다. 인종·성별 등 점점 풀려온 참정권의 빗장이 연령에서 여전히 막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선거연령은 국제적 추세에도 어긋난다. 장하나 의원실에 따르면, 세계 167개국 가운데 150개국이 투표 가능 연령을 18살 이하로 정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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