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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에 제한받는 학생들, 공부하고 싶다면…

등록 2012-08-06 10:28

드림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동네 어르신들을 초청해서 드림학교 여학생 그룹홈 개소식을 하고 있다. 드림학교 제공
드림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동네 어르신들을 초청해서 드림학교 여학생 그룹홈 개소식을 하고 있다. 드림학교 제공
미혼모는 받아들이지 않는 학교 의식 바뀌어야 해
탈북학생들의 적응과 사회 진출을 위해 힘쓰는 중
“미혼모는 사회가 변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문제다. 학교 이미지 추락이나 교칙 준수로 인한 미혼모 퇴출도 우리의 사회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혼모 생활시설인 애란원 사무국장이자 나래대안학교 교사인 강영실씨의 말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애란원에서 운영하는 나래대안학교는 미혼모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위탁형 대안학교다. 강 교사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미혼모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사·연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십대 미혼모들의 의사를 반영해 기존의 미혼모 시설에 정교사를 파견하여 교육을 받는 위탁형 대안학교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 학교를 다니더라도 학적은 재적학교에 두게 되며, 대안학교를 다녔다는 흔적이 남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40%는 공통교과로, 나머지 60%는 대안교과로 이루어진다. 공통교과는 주요 과목(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이고 대안교과는 미혼모 학교임을 고려해 부모교육, 건강교육, 진로와 직업교육이 중심이 된다. 일반학교와 똑같이 수행평가, 중간·기말 지필평가가 존재하며 등급도 매긴다.

강 교사는 학교 운영상의 어려움에 대해 “대부분의 십대 입양모들은 원적학교에 빨리 복귀하지만, 아이를 양육하는 미혼모 학생은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며 “원래 나래대안학교는 미혼모의 학업 단절을 최소화하고 출산 후 빨리 학교에 복귀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원칙적으로 학교에서는 미혼모 학생들을 받아들여 복귀하게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재위탁을 하고 있다. 공교육의 흡수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을 위해 대안교육 시스템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 그는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청소년 미혼모들은 대안학교를 계속 찾게 될 수밖에 없다”며 “혼전임신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떠나 학생들의 학습권을 인정해야 한다. 사회의 인식이 변해야 학교도 변하고, 그래야 십대 미혼모들도 정규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혼모 학생들 대부분 기초학습이 부족한 편이라 원적학교에 복귀해도 힘들어한다. 또한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공부하기도 버겁다. 현재 이 학교의 성적처리·출결관리 등도 애란원 직원들이 나눠서 맡고 있는 실정이다. 이왕 대안학교를 만들었으면 제대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전담교사가 배치돼 아이들의 학습플랜을 짜도록 하고 미혼모 학생들의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인력 또한 늘어야 한다.

북한에서 넘어와 남한에서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탈북 청소년들. 드림학교의 김용달 교장은 이들의 개인적 환경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 대부분이 중국에서 지내다가 한국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학업단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나이도 같은 학년 또래보다 많고,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낯설다. 이 때문에 일반학교에서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드림학교는 국내 최초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로 현재 학생 23명이 재학중이다. 학년을 나누지 않고 초중고등반, 한글반, 대학입시반 총 다섯개 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학진학반의 경우는 고졸 검정고시 합격 후 입시준비를 하는데, 대학 입학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대학마다 새터민 특별전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 진학 이후 학습 내용을 따라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 현재는 대학진학반에서 영어와 논술, 관련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자기 수준에 맞게 지원해 중도 탈락이 줄어들고 있다.

이영주 교감은 “탈북 청소년이 다니는 학교이지만 배우는 내용은 일반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학생들이 수업 때 외래어나 한자어 같은 용어 이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명을 기본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교과의 경우에는 북한이나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에서 남한의 민주주의 체제로 사고전환이 잘 되지 않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있으나, 남한 사회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가치관이나 윤리의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르치고 있다.

드림학교는 기숙학교의 특성상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도 학생 전원이 참여하고, 이후에도 개인 과외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탈북 학생들의 남한 사회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활발하다. 다양한 외부 체험학습이 일반학교에 비해서 많은데, 눈에 띄는 활동은 홀몸노인들과 일촌 맺기 프로그램. 이 교감은 “남한에 오기 전 대부분 가정이 깨어진 상태의 탈북 학생들에게 홀몸노인은 마치 자신들의 친조부모 같은 존재가 되고 홀몸노인들에게 탈북 학생은 마치 진짜 손자 손녀처럼 느껴진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알게 하고 현재는 자신들이 도움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주변의 소외되고 힘들게 사는 이웃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탈북 청소년 미인가 대안학교라 학교 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다. 바로 재정 문제이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밤낮으로 교육과 생활 전반을 지도해야 하는 대부분의 대안학교 교사들은 열악한 처우로 생활이 힘들다.

그럼에도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는 일반학교에 다니는 것보다 탈북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그들이 일반학교에 다니며 학생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탈북 학생들이 일반학교에 바로 들어갔을 때, 대부분 어려움을 겪는다. 학습 진도를 따라가는 것도 벅차고 집단 따돌림으로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도 크다. 그런 면에서 대안학교는 이를 도와줄 수 있고,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과 함께 공부에 재미를 느끼고 자신감을 갖게 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매개구실을 하고 있다.

김미립(여의도여고), 이찬형(김포외고) 학생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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