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흥덕고에선
학생 의견듣고 규칙 제정
갈등 생기면 또래 친구가
해결 돕도록 제도 만들어
학교밖 상담기관과 협약
전문적 치료도움 받기도
학생 의견듣고 규칙 제정
갈등 생기면 또래 친구가
해결 돕도록 제도 만들어
학교밖 상담기관과 협약
전문적 치료도움 받기도
“학교폭력을 막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 스스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면, 학교폭력도 자연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혁신학교인 경기도 용인시 흥덕고의 이범희 교장은 혁신학교의 목표 중 하나로 ‘새로운 학생 생활문화를 통한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꼽았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아이들을 통제와 지시의 대상이 아니라 돌봄과 치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오랜 기간 학습 소외가 누적되고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돌보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며 “학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교사부터 학생을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한 뒤, 교사들이 일상생활뿐 아니라 수업시간에도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교사의 상담교사화를 추진했다. 그 틀 속에서 개별상담뿐 아니라 학급상담, 가족상담이 진행됐고 상담 전문기관인 가톨릭상담학교와 협약을 체결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돌봤다.
존중받아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먼저 아이들을 존중하기 시작했다. 이만주 학생인권자치부장은 “교칙을 만드는 데 학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모든 교사들이 일관되게 체벌이나 욕을 하지 않는 등 학생들을 존중해주려고 노력했다”며 “자신이 존중받아야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체벌을 금지했을 뿐 아니라, 규칙을 어겨 벌점이 누적된 경우에는 교사와 해당 학생이 함께 등산을 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주체로 설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생 자치활동도 강화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전부터 학교 규칙을 제정할 때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두발 제한과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없앴다. 또래 관계에서 배려와 존중의 힘을 키워주기 위해,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또래 친구가 나서 해결을 돕는 ‘또래 중조인 제도’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비폭력 대화 연수, 평화교육 등으로 ‘다수의 착한 학생’을 양성해서 힘있는 소수가 학교 분위기를 주도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 교장은 “개교한 지가 2년밖에 되지 않아 성과를 따지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학생들 사이에 ‘힘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건 잘못’이라는 인식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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