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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생 배려하고 자존감 키워 학교폭력 줄여

등록 2012-01-12 21:13수정 2012-01-12 22:47

혁신학교 흥덕고에선
학생 의견듣고 규칙 제정
갈등 생기면 또래 친구가
해결 돕도록 제도 만들어
학교밖 상담기관과 협약
전문적 치료도움 받기도
“학교폭력을 막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 스스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면, 학교폭력도 자연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혁신학교인 경기도 용인시 흥덕고의 이범희 교장은 혁신학교의 목표 중 하나로 ‘새로운 학생 생활문화를 통한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꼽았다. 그리고 그 첫걸음이 ‘아이들을 통제와 지시의 대상이 아니라 돌봄과 치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오랜 기간 학습 소외가 누적되고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돌보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며 “학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교사부터 학생을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한 뒤, 교사들이 일상생활뿐 아니라 수업시간에도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교사의 상담교사화를 추진했다. 그 틀 속에서 개별상담뿐 아니라 학급상담, 가족상담이 진행됐고 상담 전문기관인 가톨릭상담학교와 협약을 체결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돌봤다.

존중받아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교사가 먼저 아이들을 존중하기 시작했다. 이만주 학생인권자치부장은 “교칙을 만드는 데 학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모든 교사들이 일관되게 체벌이나 욕을 하지 않는 등 학생들을 존중해주려고 노력했다”며 “자신이 존중받아야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체벌을 금지했을 뿐 아니라, 규칙을 어겨 벌점이 누적된 경우에는 교사와 해당 학생이 함께 등산을 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주체로 설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생 자치활동도 강화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전부터 학교 규칙을 제정할 때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두발 제한과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없앴다. 또래 관계에서 배려와 존중의 힘을 키워주기 위해,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또래 친구가 나서 해결을 돕는 ‘또래 중조인 제도’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비폭력 대화 연수, 평화교육 등으로 ‘다수의 착한 학생’을 양성해서 힘있는 소수가 학교 분위기를 주도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 교장은 “개교한 지가 2년밖에 되지 않아 성과를 따지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학생들 사이에 ‘힘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건 잘못’이라는 인식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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