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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충동적이고 산만한 아이 ‘그러려니…’ 방치 마세요

등록 2009-02-22 19:07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03년 1만9897명에서 2007년 6만7101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만큼 아이에게 혹시 정신적인 문제는 없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03년 1만9897명에서 2007년 6만7101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만큼 아이에게 혹시 정신적인 문제는 없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랑 부모랑]
ADHD 증상 겪는 아이들
절반은 어른돼도 안고쳐져
소아정신과 찾아 상담받고
주변환경 불안요소 없애야




아이들의 학습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심상치 않은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학습 부담은 갈수록 느는 반면 몸을 움직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정상적인 신경계 발달이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이아무개 교사는 “40분 동안 앉아 있는 것 자체를 견디지 못할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이 점점 느는 것 같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가 갖는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경각심은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요즘 가장 흔한 증상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다. 실제로 초등학교 어린이 480만명 가운데 약 26만명이 이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학급당 서너 명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을 보인 아이들의 46% 정도가 어른이 되어서도 유사한 증상이 지속됐다”며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나중에 사회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ADHD란?


ADHD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줄임말로,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부주의한 행동을 자주 하거나 과잉행동·공격성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아동기 소아정신과 장애의 하나다. 일곱 살 이전의 아동기에 발병해 취학 연령기를 전후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은데, 평균적으로는 남자 아이의 발병 확률이 여자 아이보다 3~5배 정도 높다.

이 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 신경 전달 물질(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분비 이상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뇌신경 손상, 뇌의 비활동성과 불균형, 유전적 요인도 원인이 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도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의견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변 원장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아동은 인구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해 왔다”며 “이는 과잉행동장애가 유전적인 조건 외에도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 등 환경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해와 배려가 ‘약’

따라서 아이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을 보인다는 느낌이 들면 지체하지 말고 소아정신과를 찾는 것이 좋다. 박재원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은 “2007년 실시된 학생 정신건강 선별검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 통틀어 15.8%의 학생에게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들 중 절반 이상이 검진을 거부할 정도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며 “이런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문제가 있는 줄도 모르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물치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 아니다. 부모의 양육 방법이 아이를 불안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아이의 주변 환경에 불안 요소는 없는지 살피고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의 증상이 완화될 수 있는 환경을 부모가 만들어줘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주의력결핍을 보이는 아이라면 침착한 성격의 친구와 짝을 지어 준다든지, 교사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자리를 배치받게 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객관적으로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규칙을 정해 꼭 지키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면 수영이나 구기종목 등 대근육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 한다. 연극을 통해 피해자의 처지가 되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 소장은 “아이가 행동을 조절하지 못할 때 이를 아이의 잘못으로 보고 나무라서는 정말로 ‘말 안 듣는 아이’가 되기 쉽다”며 “아이를 이해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부모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ADHD 증상 자가진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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