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육청 발명영재반 엔아이아이(Nii)팀과 지도교사(왼쪽부터 수원 영화초 함윤정 학생, 영화초 이철규 교사, 영화초 안지현, 율전초 김소연, 숙지초 이석진, 산남초 김민수, 송정초 심영식, 효성초 김세진 학생)가 자신들이 만든 미니 롤러코스터 앞에서 자세를 취했다.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창의적 인재가 말한다 / 수원교육청 발명영재반 Nii팀
팀원 개성탓 불협화음 생길 때
지식 공유하며 토론 통해 해결
‘창의력 올림피아드’ 금상 수상 “지하공간 개척해요. 침매터널로. 돈과 시간을 아껴요. 침매터널로.” 수원교육청 발명영재반 엔아이아이팀(Nii팀) 김민수(수원 산남초)군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8월에 열렸던 2008 대한민국 학생 창의력 올림피아드(특허청 주최, 이하 올림피아드) 대회 때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다. 수원 지역 초등학교 학생 7명으로 구성된 엔아이아이는 올해 대회에서 금상과 장영실상을 동시에 받았다. 금상은 미리 주어진 도전과제를 잘 풀어서 받게 된 것이고, 장영실상은 본선 때 현장에서 주어지는 현장과제를 잘 풀어 받게 된 것이다. 지난 18일, 수원 매산초교 발명교실에서 만난 이들은 얼마 전, 금상 수상을 한 덕에 다녀온 대만 연수에 대한 기억으로 들떠 있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추억하지만 수상을 하기까진 난관이 많았다. 올림피아드 본선까지 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가 공개된 것은 지난 4월 홈페이지를 통해서였다. 구조물, 운동물체, 골드버그라는 제목의 세 가지 문제 가운데 하나를 골라 도전과제 설명서를 제출하는 것이 첫 관문이었다. 다음은 전국 5개 권역별로 나눠 실시하는 예선대회였는데, 예선대회는 7월 말, 도전과제 공연 기획서를 제출하고 직접 도전과제를 푸는 것으로 치러졌다.
8월에 열린 본선에선 현장에서 나온 현장과제를 8분 안에 풀어야 했다. “다른 재능을 지닌 5~7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교사나 어른의 도움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등이 있어요. 학생들이 협력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뜻이죠.” 팀장 안지현(수원 영화초)양의 설명이다. “사실 문제가 뭘 말하는지 의미 해석을 하는 데만도 죽는 줄 알았어요.” 김민수군은 “문제의 뜻을 아는 데 3주는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고른 도전과제는 “시화호 방조제, 중국의 싼샤댐 등 거대한 구조물 가운데 하나를 조사해 장점과 단점을 말하고, 단점을 해결하는 방안을 독창적으로 내놓아 이를 공연으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또 공연을 하면서 무거운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구조물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과제에 대해 감을 잡을 즈음, 김소연(수원 율전초)양이 한 자료를 팀원들에게 소개했다.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침매터널에 대한 정보였다. “섬과 섬을 잇는 구조물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배를 타지 않고 자동차로 곧장 가다니 듣기만 해도 호기심이 갔죠. 그래도 단점이 있을 거란 생각에 장단점을 조사해 보자고 했죠.” 장단점 분석과 함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올림피아드에서 요구하는 문제해결력은 해결방안을 단순히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공연으로 연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약 8분의 시간 동안 학생들은 각자 맡은 연기를 하며 문제해결 방법을 소개해야 한다. 엔아이아이팀의 공연은 사회자 역할을 맡은 김민수군의 노래로 시작했다. 함윤정(수원 영화초)양이 침매터널, 안지현양이 침매터널에 대해 소개하는 강아지, 이석진(수원 숙지초)군이 강아지와 함께 침매터널에 대해 알아보는 주인공 등을 맡아 문제를 풀어가는 내용이다. “문제요? 자동차가 지나다니면 마찰열 때문에 바닷물이 뜨거워진다는 거예요. 온도가 올라가면서 물고기들이 죽게 되죠. 환경, 자연 파괴가 가장 문제던데요.”(이석진군) 이들이 찾은 해결방법은 뭘까? 터널을 진공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보온병처럼 열이 안 나가게 하는 거죠. 보온병의 이중막 사이에 공기가 없어서 열이 나가지 않고, 그럼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지 않겠죠.” 친구들이 공연준비를 할 때 김세진(수원 효성초)군은 구조물을 만들었다. “구조물이 가볍고 올리는 바벨의 수가 많을수록 효율성이 높아지잖아요. 거기에 가장 주안점을 뒀는데 그 부분에서 점수를 받은 거 같아요.” 본래 발명영재반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지도교사와 함께 수업을 하지만 엔아이아이팀은 올 초부터 거의 매일 얼굴을 맞대고 지냈다. 7명 가운데 두 명을 빼고는 작년부터 함께 활동을 해 왔던 터라 호흡이 잘 맞았지만 그래도 불협화음은 있었다. “싸운 적도 많았죠. 서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어 고집을 부릴 때도 있었어요. 결국 모두 모여 오디션을 치르고 결정하는 걸로 했죠. 도전과제를 푸는 과정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었고요. 저희 모두 개성이 뚜렷하거든요. 주관도 분명하고요. 과학이나 수학적인 능력도 길러진 것 같지만 각자의 창의적인 생각들을 잘 모아야 더 나은 결과를 낸다는 걸 배운 거 같아요.”(안지현양) 학생들이 공동의 문제해결력을 강조하게 된 것은 지도교사인 이철규 교사(수원 영화초)의 덕도 크다. 브레인스토밍, 공작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하면서 이 교사가 항상 강조했던 것은 “창의성은 협동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 엔아이아이(Nii)는 ‘새로운 발명 아이디어’(New Invention Idea)의 약자다. 팀 이름을 지은 이석진군은 “발명교실을 하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항상 필요하다는 걸 생각하고 지내자는 뜻에서 지은 것인데 우리팀을 말할 땐 ‘협동’이란 단어가 함께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답을 잘 찾는 게 아니라 토론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같이 문제를 푸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이 나오더라고요. 열심히 쌓았던 지식이나 독특한 생각을 서로 공유하고 충분히 의논했던 게 상을 타게 된 이유인 거 같아요.” 글·사진 김청연 기자carax3@hanedui.com
지식 공유하며 토론 통해 해결
‘창의력 올림피아드’ 금상 수상 “지하공간 개척해요. 침매터널로. 돈과 시간을 아껴요. 침매터널로.” 수원교육청 발명영재반 엔아이아이팀(Nii팀) 김민수(수원 산남초)군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8월에 열렸던 2008 대한민국 학생 창의력 올림피아드(특허청 주최, 이하 올림피아드) 대회 때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다. 수원 지역 초등학교 학생 7명으로 구성된 엔아이아이는 올해 대회에서 금상과 장영실상을 동시에 받았다. 금상은 미리 주어진 도전과제를 잘 풀어서 받게 된 것이고, 장영실상은 본선 때 현장에서 주어지는 현장과제를 잘 풀어 받게 된 것이다. 지난 18일, 수원 매산초교 발명교실에서 만난 이들은 얼마 전, 금상 수상을 한 덕에 다녀온 대만 연수에 대한 기억으로 들떠 있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추억하지만 수상을 하기까진 난관이 많았다. 올림피아드 본선까지 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가 공개된 것은 지난 4월 홈페이지를 통해서였다. 구조물, 운동물체, 골드버그라는 제목의 세 가지 문제 가운데 하나를 골라 도전과제 설명서를 제출하는 것이 첫 관문이었다. 다음은 전국 5개 권역별로 나눠 실시하는 예선대회였는데, 예선대회는 7월 말, 도전과제 공연 기획서를 제출하고 직접 도전과제를 푸는 것으로 치러졌다.
8월에 열린 본선에선 현장에서 나온 현장과제를 8분 안에 풀어야 했다. “다른 재능을 지닌 5~7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교사나 어른의 도움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 등이 있어요. 학생들이 협력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뜻이죠.” 팀장 안지현(수원 영화초)양의 설명이다. “사실 문제가 뭘 말하는지 의미 해석을 하는 데만도 죽는 줄 알았어요.” 김민수군은 “문제의 뜻을 아는 데 3주는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고른 도전과제는 “시화호 방조제, 중국의 싼샤댐 등 거대한 구조물 가운데 하나를 조사해 장점과 단점을 말하고, 단점을 해결하는 방안을 독창적으로 내놓아 이를 공연으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또 공연을 하면서 무거운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구조물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과제에 대해 감을 잡을 즈음, 김소연(수원 율전초)양이 한 자료를 팀원들에게 소개했다.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침매터널에 대한 정보였다. “섬과 섬을 잇는 구조물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배를 타지 않고 자동차로 곧장 가다니 듣기만 해도 호기심이 갔죠. 그래도 단점이 있을 거란 생각에 장단점을 조사해 보자고 했죠.” 장단점 분석과 함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올림피아드에서 요구하는 문제해결력은 해결방안을 단순히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공연으로 연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약 8분의 시간 동안 학생들은 각자 맡은 연기를 하며 문제해결 방법을 소개해야 한다. 엔아이아이팀의 공연은 사회자 역할을 맡은 김민수군의 노래로 시작했다. 함윤정(수원 영화초)양이 침매터널, 안지현양이 침매터널에 대해 소개하는 강아지, 이석진(수원 숙지초)군이 강아지와 함께 침매터널에 대해 알아보는 주인공 등을 맡아 문제를 풀어가는 내용이다. “문제요? 자동차가 지나다니면 마찰열 때문에 바닷물이 뜨거워진다는 거예요. 온도가 올라가면서 물고기들이 죽게 되죠. 환경, 자연 파괴가 가장 문제던데요.”(이석진군) 이들이 찾은 해결방법은 뭘까? 터널을 진공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보온병처럼 열이 안 나가게 하는 거죠. 보온병의 이중막 사이에 공기가 없어서 열이 나가지 않고, 그럼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지 않겠죠.” 친구들이 공연준비를 할 때 김세진(수원 효성초)군은 구조물을 만들었다. “구조물이 가볍고 올리는 바벨의 수가 많을수록 효율성이 높아지잖아요. 거기에 가장 주안점을 뒀는데 그 부분에서 점수를 받은 거 같아요.” 본래 발명영재반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지도교사와 함께 수업을 하지만 엔아이아이팀은 올 초부터 거의 매일 얼굴을 맞대고 지냈다. 7명 가운데 두 명을 빼고는 작년부터 함께 활동을 해 왔던 터라 호흡이 잘 맞았지만 그래도 불협화음은 있었다. “싸운 적도 많았죠. 서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어 고집을 부릴 때도 있었어요. 결국 모두 모여 오디션을 치르고 결정하는 걸로 했죠. 도전과제를 푸는 과정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었고요. 저희 모두 개성이 뚜렷하거든요. 주관도 분명하고요. 과학이나 수학적인 능력도 길러진 것 같지만 각자의 창의적인 생각들을 잘 모아야 더 나은 결과를 낸다는 걸 배운 거 같아요.”(안지현양) 학생들이 공동의 문제해결력을 강조하게 된 것은 지도교사인 이철규 교사(수원 영화초)의 덕도 크다. 브레인스토밍, 공작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하면서 이 교사가 항상 강조했던 것은 “창의성은 협동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 엔아이아이(Nii)는 ‘새로운 발명 아이디어’(New Invention Idea)의 약자다. 팀 이름을 지은 이석진군은 “발명교실을 하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항상 필요하다는 걸 생각하고 지내자는 뜻에서 지은 것인데 우리팀을 말할 땐 ‘협동’이란 단어가 함께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답을 잘 찾는 게 아니라 토론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같이 문제를 푸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이 나오더라고요. 열심히 쌓았던 지식이나 독특한 생각을 서로 공유하고 충분히 의논했던 게 상을 타게 된 이유인 거 같아요.” 글·사진 김청연 기자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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