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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안학교 입학전형 한창
“부모 교육관·학생 적응력 가장 중시”

등록 2008-10-19 16:55수정 2008-10-26 17:19

대안학교 진학을 꿈꾼다면 먼저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교육철학과 입학전형 방법 등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대안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야외 수업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대안학교 진학을 꿈꾼다면 먼저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교육철학과 입학전형 방법 등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대안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야외 수업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초중고 100여곳 전형 진행중
대부분 서류·면접으로 뽑아
학비는 비인가가 훨씬 비싸
아이랑 부모랑 /

자기가 마주한 현실이 팍팍할 때 사람들은 대안을 찾는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실 붕괴’ 담론이 무성하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대안학교들이 잇따라 문을 연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다. 그렇다면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을 펴는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는? 대안교육 전문 출판사인 민들레의 김경옥 편집주간은 “요즘 대안학교 입학에 대한 문의가 확연하게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초등학교 일제고사가 10년 만에 부활되는 등 공교육 환경이 이전보다 훨씬 힘들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대안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요즘 대안학교들의 2009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이 한창이다. 전국 대안학교 현황과 입학전형 방법 등에 대해 알아 봤다.


■ 대안학교 현황

대안학교는 크게 인가형과 비인가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인가형은 교육 당국이 학력을 인정해 주는 학교로, 전일제 정규 대안학교 가운데 인가형에는 특성화학교가 있다. 현재 고등학교 21곳, 중학교 8곳 등 29개 학교가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지정돼 있다.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경남 산청 간디학교, 경기 성남 이우학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성화학교 중에는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학교가 12개로 가장 많고, 원불교가 설립한 학교가 8곳이다. 천주교에서도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인가형과 달리 비인가형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어렵다. 지난해 7월 교육인적자원부가 대안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펴낸 <대안교육백서>에는 2006년 12월 말 현재 파악된 전일제 비인가 대안학교가 70곳으로 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 새로 문을 연 학교도 있고, 백서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학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비인가 대안학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70곳 중 초등 대안학교는 30곳인데 경기(20곳), 서울(4곳)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민들레출판사(mindle.org)와 대안교육연대(psae.cafe24.com) 누리집에서 전국 대안학교 현황을 볼 수 있다.

■ 어떻게 뽑나

거의 대부분 서류전형과 학생·학부모 면접을 통해 학생을 뽑는다. 영산성지고는 면접과 함께 심리검사 결과도 반영하며, 글쓰기 시험을 치르는 학교(성지송학중·푸른꿈고 등)도 있다. 서류전형에서는 학생과 부모의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본다.

대안학교들이 학생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부모의 교육관이 학교 교육철학과 맞는지, 학생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등이다. 많은 대안학교들이 입학전형 과정에서 합숙 면접과 예비학교 등을 통해 부모와 학생을 깊게 만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부모 면접을 실시하며, 학생 면접의 경우 1박2일 또는 2박3일 동안 합숙을 하면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학부모 면접에서는 학교 교육철학에 대한 이해도와 참여 의지, 교육관, 소신, 지원 동기 등을 주로 묻는다.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꿈틀자유학교는 학교설명회에 참석하거나 학교와 개별 상담을 한 사람에 한해 지원할 수 있으며, 무지개학교는 교사회와의 간담회와 지원자 워크숍에 부모 모두 참석한 경우에만 원서를 낼 수 있다.

김명철 대안교육 학부모연대 준비위원장은 “대안학교도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므로 부모가 먼저 각 학교의 특성 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한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막연한 기대만으로 학교를 선택할 경우 입학한 뒤 실망하거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학비 얼마나 드나

인가를 받은 특성화학교의 경우 교육청에서 인건비 등을 지원받기 때문에 비인가 대안학교와 견줘 학비가 싼 편이다. <대안교육백서>를 보면,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을 포함해 1인당 연 평균 학생부담금이 고교는 426만원, 중학교는 393만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재정을 전적으로 학부모에게 의존하는 비인가 학교의 경우 상당히 비싸다. 농촌 지역에 있어서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전원형 대안학교(중·고교)의 1인당 연 평균 학생 부담금은 845만원이다. 입학할 때 기부금과 예탁금을 별도로 내는 학교도 있다.

특히 대안 초등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는데도 1인당 연 평균 부담금이 421만에 이른다. 또 초등학교는 거의 대부분 입학할 때 기부금과 예탁금을 받는다. 기부금 규모는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500만원까지 다양하다. 예탁금은 150만~700만원 선이다. 예탁금은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거나 졸업하면 돌려받는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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