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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새 학기 두려운 아이’ 도우려면 공감부터

등록 2008-03-03 19:33수정 2008-03-04 09:50

학기 초에 갑자기 아이의 짜증이 늘거나 학교 가기를 힘겨워한다면 ‘새학기 증후군’이 아닌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학기 초에 갑자기 아이의 짜증이 늘거나 학교 가기를 힘겨워한다면 ‘새학기 증후군’이 아닌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랑 부모랑] 아침에 갑자기 아프다고 하면 의심
급격한 변화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
아이 말 잘 들어주고 원인 찾아야
새 학기 증후군 어떻게 대처할까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은 아이들에게 설레고 신나는 달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성격이 소심하고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에게는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교사와 친구들을 만나야 하는 일이 즐거움보다는 긴장과 불안으로 다가온다.

■ ‘새 학기 증후군’이란?=한국아동상담센터 이영민 책임연구원은 ‘새 학기 증후군’을 “학년이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학교생활에 대한 부적응 양상”이라고 정의한다. ‘새 학기 증후군’을 겪는 아이들에게는 ‘등교 거부증’을 겪는 아이들과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아침에 갑자기 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설사와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간혹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유분증이나 유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몸에 이상이 없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병원 진단 결과 신체적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이런 증상을 호소한다면 새 학기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꼭 어디가 아프다고 호소하지 않더라도 아이의 태도에 변화가 나타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 신철희 소장은 “3월 무렵에 예전에 없던 버릇이 생기거나 짜증이 느는 등 부정적인 변화가 생기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 적응이 어려울 경우 내성적인 아이들은 손톱을 물어뜯거나 밤에 잠을 자다 중간에 깨기도 한다. 외향적인 아이들은 행동이 거칠어지고 친구와 싸우는 일이 잦아진다.

■ 왜 나타날까?=‘새 학기 증후군’의 원인은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들에게 급격한 변화다. 우선, 각자 정해진 자리에 앉아서 40분 동안 수업을 해야 하는 일부터가 쉽지 않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때보다 함께 생활하는 친구 수도 늘어나고, 선생님 태도도 아무래도 더 엄격하고 권위적일 수밖에 없다.

신입생이 아니더라도 해마다 바뀌는 선생님에게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며,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의 경우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학년이 바뀌면서 수업 시간이 늘어나고 점점 공부가 어려워지는 것도 새 학기 학교 부적응의 원인이 된다.

■ 어떻게 도와줄까?=전문가들은 아이가 힘들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성일소아청소년정신과 전성일 원장은 “새 학기에 어느 정도 긴장과 불안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아이들이 긴장과 불안을 호소할 경우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 주기만 해도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영민 연구원은 “예를 들어 아이가 ‘선생님이 나만 혼낸다’고 말할 경우 ‘네가 혼날 일을 했겠지’라고 다그치지 말고 ‘아 그랬구나. 속상했겠다’라고 감정을 읽어 주면 아이의 답답한 마음이 풀려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차분하게 자초지종을 들어 보는 것은 아이의 마음을 위로한 다음에 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발끈한 나머지 아이 앞에서 선생님을 욕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신철희 소장은 “짜증이 느는 등 아이에게 ‘새학기 증후군’의 ‘신호’가 나타날 경우 그 원인을 찾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려면 아이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신 소장은 “만일 학업 부담이 원인이라면 부모 욕심을 접고 학원 스케줄을 좀 느슨하게 조정해 주고 또래관계가 문제라면 친구 사귀기를 돕는 등 불안을 덜어 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 친구들을 집으로 초청해 함께 어울릴 기회를 주거나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을 만들어 긴장을 풀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연구원은 “자기를 힘들게 하는 친구를 만나게 될 때 어떻게 대응할지 평소에 아이와 집에서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필요하다”며 “친구들한테서 놀림을 받는 경우 분명하게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그래도 계속할 경우 무시하는 전략을 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거나 정도가 심해 또래관계나 학습 등 일상적인 기능에 지장이 온다면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공부 어려워할 땐 이렇게 해보세요

아이들이 학교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해력 부족 등으로 공부가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영민 한국아동상담센터 책임연구원은 〈학교 가기 싫은 아이, 학교 가고 싶은 아이〉에서 이해력이 떨어지는 아이의 공부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지시 따르는 연습하기=지시문이 두 가지 이상이 되면 이해를 잘 못하는 아이라면 여러 가지 지시사항을 순서대로 기억하고 수행하는 연습을 해본다. 지시 따르기는 집중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기억력 기르기=본 것을 그대로 설명해보는 활동은 시각적 기억력을 길러준다. 사물그림카드나 장면그림을 이용해도 좋고 쇼핑이나 여행을 가서 본 것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도 좋다.

논리성 기르기=이해력을 기르려면 순서에 대한 논리적 이해가 필요하다. 전후로 연결되는 두 장면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장면의 수를 늘려 사건의 순서를 설명하도록 유도한다. 아이와 대화할 때 ‘~때문에’ ‘그러므로’ ‘만약~이라면’ 등의 표현을 많이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스로 양 정하기=과제를 수행하는 속도가 느린 아이라면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양을 아이 스스로 정하게 해서 완성해내는 연습을 해본다. 이전보다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등의 변화를 그래프로 기록해 아이 스스로 노력한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목표를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제를 받고 5초 안에 시작하기, 한 문제 푸는 데 5~10초 할당하기 등을 정하고 달성할 때마다 스티커를 준다.

이종규 기자

학교생활·친구관계에 도움되는 책

- 숲속의 단짝 친구/후쿠자와 유미코/한림

- 까만 크레파스/나카야 미와/웅진씽크빅

- 축구생각/김옥/창비

- 잘난척 쟁이 경시대회 /앤드루 클레먼츠/국민서관

- 선생님 우리 선생님/패트리샤 폴라코/시공주니어

- 까마귀 소년/야시마 타로/비룡소

- 나 안 할래/안미란/아이세움

- 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루이스 새커/창비

- 깡딱지/강무홍/사계절

-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 /하이타니 겐지로/ 양철북

- 친구랑 싸웠어/이토 히데오/시공주니어

- 교환일기/오미경/푸른책들

출처 : 〈열려라 참깨-아이의 마음을 열어주는 독서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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