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중앙경영정보고등학교는 시각디자인과를 신설해 실업계 교육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실업계] 대구 중앙경영정보고등학교 조용길 교사
새 해, 무자년이 밝았다. 사회에서는 모두 경제발전에 주목하고 있지만, 잊지 말아야할 것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 들어 사람들은 대학자율화 등 입시제도 변화, 자율형 사립고 확대에 관심을 갖지만, 한국 교육의 소외 계층이라 할 수 있는 실업계에 대한 관심은 절실하다. 이 기사가 실업교육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편집자 주
실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전문교육을 활성화하고자 특성화고교로 전환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대구수성구에 위치한 대구중앙경영정보고등학교도 1952년 ‘중앙경리기술학교’로 시작해 중앙상업고를 거쳐 정보고로 탈바꿈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남고를 남녀공학으로 바꾸고, 시각디자인과를 신설하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취업과 연계되지 않는 전문교육과 사회적 환경 부재 등은 숙원 과제다.
중앙상업고 졸업생이자 교직생활 28년 중 27년째 이곳에 근무 중인 조용길(55)교사를 만나 실업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았다.
관악반과 시각디자인학과 신설로 차별화 시도 중앙경영정보고는 지금은 경영정보과 시각디자인과, 정보처리과 3개 학과로 운영된다. 특이한 사항은 실업계 고교로는 흔치 않게 시각디자인과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9년에 신설된 이래 대구 기능경기대회, 전국공모전캐릭터 대회 등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등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시각디자인과에는 주로 미술 쪽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입학해 컴퓨터그래픽을 중심으로 기초 디자인부터 응용교육을 받기 때문에 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90%는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등 대학진학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예술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인문계 고교에 가서 공부와 실기 두 가지 공부를 하느라 괴로워하는 고통을 덜어줘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 학교가 가장 자랑하는 교육프로그램 중 하나다는 관악합주반인 ‘윈드오케스트라’다. 지난해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그 위력이 대단하다. 2000년 열성적인 교사와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팀을 만들고 연습을 거듭한 결과 고교 정상급 관악반으로 인정받게 됐다. 비록 실업계 고교이지만, 음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소질을 계발해 음악 관련 분야로 진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경북대, 계명대 등 대구지역의 4년제 음대에서 관악을 전공하고 있는 졸업생이 3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실업계 졸업해도 전문대 진학은 필수가 된 교육현실
그러나 새로운 시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업계학교가 갖는 문제점은 여전하다. 중앙경영정보고도 다른 실업계학교와 마찬가지로 취업보다는 진학률이 훨씬 높다. 기업에서 추천 오는 곳 경우도 드물고 졸업해도 갈 데가 없기 때문에 주로 수시전형으로 전문대학에 진학 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실업계 고교를 졸업 후 전문대학 진학은 필수 코스가 됐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실업계 진학한 학생들에게는 참 답답한 노릇이다. 조용길 교사는 “실업계는 집안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성적순이 생활수준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아이만 탓할 수는 없다. 부모의 이혼 등 가저불화가 자녀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학교가 위치한 수성구는 대구지역에서 경제적 수준이 나은 편에 속함에도 담임교사를 하다보면 한 반에 기초생활수급자가 최소 10명은 되고 결손가정이 절반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학기 초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중심으로 가정방문을 하는데 대부분 부모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들이 방치되고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거의 안 이뤄진다”고 털어놨다.
대구에서 유일한 상업계 남녀공학 실업고 ‘중앙경영정보고’
한편 남자 상업고 학생들을 위한 취업의 창구가 부재한 상황에서 교육제도와 사회적 환경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에는 남자 상업고등학교가 없다. 과거 대구상고가 있었는데, 인문계 학교로 전환된 후 중앙경영정보고가 유일하다. 그나마도 7~8년전에 남녀공학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조용길 교사는 전문교육이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남자상고는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 비해 상업계열로 취업할 수 있는 통로가 좁기 때문에 취업에 근본적인 뜻을 갖고 실업계에 진학했다기 보단 대부분 인문계고에 갈 실력이 안되서 온 경우가 많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 하는데 우리사회는 고등학교 졸업자를 받아줄 준비가 안돼있다.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 상업고 존재의 유무에 의문점이 든다는 것이 조 교사의 견해다. 그는 국가나 사회의 장래를 위해 전문학교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학생이 ‘무조건’ 대학 가는 것은 문제이자 낭비다. “일자리가 있어도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 노동자를 쓴다. 비정상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 공부에 적성이 없어도 주변의 분위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다.”
또한 조 교사는 인성과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의 소질과 상관없이 모든 과목을 완벽하게 소화하도록 강요하고 사교육을 동원하는 교육현실에서는 아이슈타인 같은 인재가 절대로 날 수 없다는 것. “교육의 순서가 뒤 바뀌었다. 인성과 윤리교육의 바탕이 이뤄져야 남을 위해 봉사하고 더불어 살 수 있다. 경쟁만 강요하니깐 품성을 가질 수 없다. 결혼하기 전에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도 뒷받침 돼야 한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관악반과 시각디자인학과 신설로 차별화 시도 중앙경영정보고는 지금은 경영정보과 시각디자인과, 정보처리과 3개 학과로 운영된다. 특이한 사항은 실업계 고교로는 흔치 않게 시각디자인과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99년에 신설된 이래 대구 기능경기대회, 전국공모전캐릭터 대회 등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등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시각디자인과에는 주로 미술 쪽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입학해 컴퓨터그래픽을 중심으로 기초 디자인부터 응용교육을 받기 때문에 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90%는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등 대학진학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예술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인문계 고교에 가서 공부와 실기 두 가지 공부를 하느라 괴로워하는 고통을 덜어줘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 학교가 가장 자랑하는 교육프로그램 중 하나다는 관악합주반인 ‘윈드오케스트라’다. 지난해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그 위력이 대단하다. 2000년 열성적인 교사와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팀을 만들고 연습을 거듭한 결과 고교 정상급 관악반으로 인정받게 됐다. 비록 실업계 고교이지만, 음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소질을 계발해 음악 관련 분야로 진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경북대, 계명대 등 대구지역의 4년제 음대에서 관악을 전공하고 있는 졸업생이 3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실업계 졸업해도 전문대 진학은 필수가 된 교육현실
28년째 중앙경영정보고에서 윤리를 가르치고 있는 조용길(55)교사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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