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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이명박 “대학에 입시 맡기면 3불 해결” 발언 논란

등록 2007-10-07 19:27수정 2007-10-08 00:48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사실상 3불 무력화” “평준화 손 볼 시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현행 교육정책의 뼈대인 ‘대학 입학 3불 정책’(기여입학제·본고사·고교등급제 금지)과 고교 평준화 정책을 사실상 폐지할 뜻을 내비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는 5일 부산 학산여고에서 “대학입시를 대학에 맡기면, 3불에 굳이 긍정·부정할 필요가 없다”며 “대학의 자율권을 늘려주면 자연히 해결된다”고 말했다. 3불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찬·반 언급은 피했지만, 사실상 ‘금지를 없애고 자율을 주자’는 것으로 3불 정책을 부정한 발언이다. 그동안 일부 대학들은 “대학입시를 대학에 맡겨 달라”고 주장하면서 우선 본고사 도입 등을 주장해왔다. 본고사는 국·영·수 중심의 집필 고사를 대학별로 치르는 시험으로, 3불 정책 가운데 기여입학제나 고교등급제보다는 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정애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본고사가 먼저 도입된 뒤 고교등급제가 실시될 것”이라며 “사실상 3불이 무력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중등 교육에 대해서는 “(평준화보다) 수월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 교육정책의 뼈대인 평준화 제도를 뒤엎고, 자립형사립고·특수목적고 등 우수 학생을 위한 학교를 더 세우는 쪽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어고 등 특목고는 그동안 본래 목적보다 명문대를 가는 방편으로 이용돼 왔다. 또 학생들의 입시 경쟁이 대입 단계에서 고입 단계로 내려가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참교육학부모회,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이 후보의 교육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숙자 참학 회장은 “3불과 평준화 정책마저 무너지면, 남는 것은 혹독한 경쟁밖에 없다”며 “결국 사교육비 증가와 교육 격차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성천 좋은교사운동 정책실장은 “모호하게 에둘러 얘기하지만 ‘집권하면 신자유주의로 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반면, 한재갑 교총 대변인은 “3불과 평준화 폐해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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