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생활속 뿌리내린 e러닝, 국제 표준으로 도약중”

등록 2007-09-09 12:19수정 2007-09-09 12:39

황대준(53)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황대준(53)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인터뷰 / 황대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이주의 교육테마 /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지난 1월 ‘제1회 유네스코-바레인 국왕 교육정보화상’을 받았다. 이어 4월에는 ‘아이엠에스(IMS, Instructional Management System) 러닝 임팩트 2007’ 행사에서 대상을 받았다. 두 상 모두 이러닝(e-learning) 분야에서 권위있는 상이어서 한국 이러닝 교육 수준에 나라 안팎의 관심이 쏟아졌다.

2004년부터 3년동안 KERIS를 맡아온 황대준(53) 원장은 지난 7월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장관 임명으로 4대 원장으로 연임됐다. 교육부 산하 기관 가운데 드문 경우였다. 연임 원장의 임기는 1년. 황 원장은 내년 7월까지 KERIS를 이끌게 됐다. KERIS는 학교의 전자도서관을 운영하고, 에듀넷과 학술정보데이터베이스(RISS) 등을 운영하는 기관이다.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인 황 원장은 해외에 교육전문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를 정도로 국제적 감각을 갖춘 데다 경영혁신 능력까지 보여줬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KERIS는 교육부의 사이버가정학습 서비스를 주도해 전국적으로 개통했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교육행정 민원서비스, 온라인사이트 ‘에듀넷’의 고객맞춤형 서비스 등 수요자 중심의 e러닝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용했다. 이런 성과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에서 교육 관료와 교사들이 KERIS를 방문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함께하는 교육>은 지난 4일 오전 황 원장을 서울 중구 쌍림동 KERIS 사무실에서 만났다.


학교수업 10% 이상에서 ‘e러닝’ 활용
선진국들과 콘텐츠 공유 ‘글로브’ 가입
미래 교육환경 ‘유비쿼터스 교실’ 연구도

- 2004년 이후 국내 이러닝 분야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것이 나라 안팎의 주목도 많이 받은 것 같다.

= 먼저 사이버가정학습 서비스가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뿌리 내린 것을 꼽을 수 있겠다. 2005년 4월에 전국적으로 개통한 사이버가정학습은 현재 약 223만여명의 학생들이 쓰고 있다. 생활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할 만하다. 특히 시·도교육청이 나눠 개발하는 사이버가정학습 콘텐츠의 중복을 피하려고 개발한 교육용 콘텐츠 표준안(KEM, Korea Educational Metedata)은 교육용 콘텐츠의 표준화 작업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이러닝이 국제 표준으로 도약하고 있는 셈이다.

- 학교행정정보시스템(NEIS)은 정착 단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나.

= 현재 NEIS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행정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93%의 국산 응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새로운 NEIS 교무업무시스템을 열었다. 학생들은 대학진학 때 학생생활기록부를 온라인으로 대학에 전송한다. 학부모도 온라인 교육행정민원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부문에는 60억∼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NEIS 응용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시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무리없이 완수한다는 방침이다. 시범 프로젝트는 우선 서울시와 경기도 교육청 132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사이버가정학습 서비스가 사교육비를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인데 실제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나.

= 지난해말 조사 결과를 보면 1년에 7500억원 정도의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문에 응한 학생의 22.5%가 “학원·과외 수업을 따로받지 않아도 된다”고 대답했다. 신뢰 수준이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낸 셈이다. 지난해와 올해의 이용자 숫자의 증가 비율은 40% 정도다. 앞으로 학습자 수준을 고려한 사이버가정학습 콘텐츠 개발이 늘어난다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사이버가정학습이나 EBS 수능강의 사업 등이 지속된다면 그 효과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이러닝 사업이 현장 교사들의 이해 부족으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 현장에 이러닝이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먼저 교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교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교육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교사에 대한 강압이나 지시로 이뤄질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러닝은 생애 전반에 걸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교사들은 이러닝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의 미래를 위한 상담자 구실도 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들의 자기 연수가 더욱 필요한 것이다. 성공적인 이러닝 수업 사례가 전국적으로 퍼져 모든 교사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그런 사례가 늘고 있다. 교사 개개인의 교수 능력과 경험은 무척 소중하다. 이것을 어떻게 이러닝과 연계시킬 것인가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다. 공교육 측면에서 이러닝은 학습 시스템인 만큼 학습자 수준을 고려한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보급되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래야 학생 스스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고를 수 있다.

- 교육정보를 공유해 사회적 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KERIS의 중요한 사업 아닌가.

= 교육정보공유체제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교사·학생·학술연구자들의 호응이 높다. ‘에듀넷’은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자수가 40만명을 넘어섰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교육정보포털서비스다. 학술연구자들을 위한 서비스인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역시 지난 5월로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갔다. 5만여명의 교수와 강사, 67만여명의 대학원생과 학부생, 28만여명의 연구원과 일반인들이 쓰고 있다. 아직 더 알려져야 할 과제가 있기는 하다.

유비쿼터스 환경을 기반으로 한 교실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은 서울 쌍림동 KERIS 빌딩에 구현된 최첨단 미래교실관인 ‘u-class’에 유관기관, 민간업체, 학계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연회 모습. u-Class에는 전자칠판, 전자교탁, 영상강의기자재, 매직미러, 전자사물함, 미디어북 등 다양한 교육기자재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KERIS 제공.
유비쿼터스 환경을 기반으로 한 교실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은 서울 쌍림동 KERIS 빌딩에 구현된 최첨단 미래교실관인 ‘u-class’에 유관기관, 민간업체, 학계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연회 모습. u-Class에는 전자칠판, 전자교탁, 영상강의기자재, 매직미러, 전자사물함, 미디어북 등 다양한 교육기자재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KERIS 제공.
-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이러닝의 위상과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이러닝이 학교 현장을 비롯한 교육부문에서 어느 정도 위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나. 실제로 미래의 교육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기술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 이미 학교 수업의 10% 이상에서 이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닝은 무엇보다 학교 교육을 보완해주고, 지역간·계층간 학력 격차를 해소해줄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다. 학습자 능력에 맞는 학습체계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속성 때문이다.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 이러닝의 비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미래의 모습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는 어떤 생활공간에서도 학습이 가능한 환경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이러닝이 실제 물리적 환경과 분리된 사이버 공간에서 사람이 컴퓨터를 켜고 찾아서 학습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유비쿼터스 환경에서의 학습은 사람이 컴퓨터를 쓰는 수고를 하지 않고 우리 생활 주변의 책상·의자와 같은 실제 사물을 통해 맞춤화된 학습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다. 진정한 인간 중심의 학습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학교 교육은 물론 성인 교육의 지형도 상당 부분 바꿔놓을 것이다.

- 고등교육 측면에서 KERIS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 방향은 무엇인가.

= 교육이 지식기반사회의 성장동력이 되게 하려면 국내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국내 대학 사이에 퍼져 있는 교육 자원을 수집해 공유하고 유통하는 과제가 있다. 이미 이러닝 선진국 공동체인 ‘글로브’(GLOBE, the Global Learning Objects Brokered Exchange, EU·미국·호주·캐나다·일본 등의 기관 공동체)는 이러닝 콘텐츠의 상호 공유를 통해 이를 산업화로 진전시키고 있다. KERIS는 지난 4월에 GLOBE에 가입했다. 국내 대학이 소장한 자료를 국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ERIS는 이미 국내 대학간 공유체제(KOCW, Korea Open CourseWare Center)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고, 이를 통해 대학에 산재한 정보의 표준화를 위한 메타데이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과 함께 앞으로 KERIS의 운영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 지난 6월에 미래 교육환경의 실증적 연구를 위해 ‘유클래스’를 개관했다. 교사에게는 유비쿼터스 교실 환경에서의 교수학습 모델을, 학생에게는 자기주도적 학습 모델을, 학부모에게는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제시하겠다는 계획으로 만들어졌다. 외국에서 오는 전문가들도 이곳을 꼭 들러보고 있다. 이러닝이 공교육에 기여할 방안의 하나로 디지털교과서 시범개발도 하고 있다. 디지털교과서 콘텐츠 개발을 위한 지침과 표준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에서 이미 성과를 낸 부분을 매뉴얼화해 개발도상국에 전수할 수 있도록 40여명 전문가를 키우고 있다. 국제 컨설턴트 양성을 위한 교육이 그것이다. 교육정보화 컨설턴트들은 국제사회에서 한국 교육정보화 사업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전파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