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도 ‘때’가 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때’를 놓치지 않도록, 결정적인 시기에 교육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흔히 초등 4학년, 중학교 2학년, 고교 1학년을 중요한 ‘때’로 꼽는다. 최지윤(목동초4) 임원창(경희중2) 이성은(경복여고1)이 차례로 턱걸이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초4 : 국·영·수 ‘기본기’ 튼튼히 다질 때
중2 : 내신·적성 따져 진학방향 결정
고1 : 문·이과 갈림길 단점 보완 필요 자녀 교육에도 결정적인 ‘때’가 있다. 자녀 교육에 관한 한 부모 마음이야 365일 ‘노심초사’이다. 하지만 자녀의 성장에서 분기점이 되는 시기를 잘 알고 학습능력, 학습습관, 진로진학의식 등을 제대로 점검한다면 노심초사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절반의 노력으로도 곱절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점검의 적기’는 언제일까? 먼저 초등학교 4학년 시기를 전문가들은 꼽는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공부 잘 하는 아이 공부 습관’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어 영어 수학의 경우 기초가 매우 중요한데, 초등학교 낮은학년 때부터 예습 복습을 통해 기초를 다진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고 그것이 평생 ‘우등생’을 만든다. 초등학교 4학년이 이런 시기다. <평생성적 4학년에 결정된다>의 저자 김강일씨는 “공부습관을 잡고 기초학습능력을 다지는 데는 2년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초등학교 졸업 전에 공부의 기본기를 잡기 위해선 4학년이 적기”라고 했다. 5학년만 돼도 뇌가 굳기 시작하고 부모 말도 잘 안듣기 때문에 도와주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고 했다. 이 시기에는 앞으로 배우게 될 모든 교과의 도구적 역할을 하는 수학과 국어를 짚어줘야 한다. 수학은 이때 연산기호와 수학적 개념이 등장하는데, 아이가 기호화된 수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어휘력·표현력·사고력의 총체인 언어 능력의 점검은 독서습관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책을 많이 읽고 책을 읽은 후 느낌이나 생각을 말글로 잘 표현한다면 중고등학교 학습에도 무리가 없다. 다음으로 중학교 2학년 때가 중요하다. 이 때쯤에는 적성과 성적을 놓고 고교 진학 목표를 결정해야 한다. 서울 ㅎ중 3학년 박솔(16)양은 외고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 목표를 2학년1학기 기말고사를 본 뒤 정했다고 한다. 영어학원말고는 학원이란 곳에 가 본 적이 없었지만, 충실한 학교 공부로 내신성적이 매우 좋았다. 외고 입시에도 내신성적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확인하고 이런 결정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 안미화(42)씨는 “이런 식으로 공부를 계속 하고 내가 조금 도와주면 3학년까지 외고 진학에 요구되는 수준을 유지할 것같았다"고 했다.
아이의 적성을 살펴 특성화고의 진학도 고려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강성봉(48) 장학관은 “아들에게 맞는 학교를 찾기 위해 발로 뛰었다”며 “내 욕심을 강요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고 지원해주는 게 부모의 도리”라고 했다. 강 장학의 아들(19)은 수도전기공고 2학년 때인 지난 2005년 한국전력 특채에 합격해 회사를 다니다가, 올해 회사의 배려로 인하대 공대에 진학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성적의 변화폭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성적이 학기마다 들쭉날쭉하다면 공부방법을 점검해야 한다. 이 시기 성적은 공부량보다 효율적인 공부법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학교 시험 때마다 자녀가 작성한 시험지를 검토해 보는 것도 공부방법의 문제점을 알기내기 위한 방법이다.
고교 1학년도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 한 민간교육기업이 고교 1학년 1만2천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고1 때 영어 수학의 경우 고교 수업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불안하다는 응답이 50% 정도였다. 특히 수학의 경우 고1 때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는 학생이 21.3%로 가장 높고, 중학교 2학년(18%), 중학교 3학년(16.1%) 순이었다. 고1 때야 말로 대입의 주요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을 포기하지 않고 밀고갈수 있는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다. 이 시기는 목표대학을 설정해야 하고, 그 출발은 계열선택이다. 부천 소명여고 장유진(28) 교사는 “언어영역이나 수리영역의 성적만으로 문·이과를 결정하는 바람에 다양하고 복잡해진 대입전형을 유리하게 활용하는 데 실패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학교에서 하는 심리적성 검사를 활용하는 등 객관적으로 진로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모가 자녀가 지망하는 대학의 전형기준과 일정, 방법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입시전략 수립에 나서야 하는 때도 바로 고등학교 1학년 시기다. 유교 경전인 예기(禮記)는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을 자녀교육의 철칙이라고 알려준다. 그 때를 놓치지 않는 ‘지혜’는 부모의 몫이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중2 : 내신·적성 따져 진학방향 결정
고1 : 문·이과 갈림길 단점 보완 필요 자녀 교육에도 결정적인 ‘때’가 있다. 자녀 교육에 관한 한 부모 마음이야 365일 ‘노심초사’이다. 하지만 자녀의 성장에서 분기점이 되는 시기를 잘 알고 학습능력, 학습습관, 진로진학의식 등을 제대로 점검한다면 노심초사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절반의 노력으로도 곱절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점검의 적기’는 언제일까? 먼저 초등학교 4학년 시기를 전문가들은 꼽는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공부 잘 하는 아이 공부 습관’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어 영어 수학의 경우 기초가 매우 중요한데, 초등학교 낮은학년 때부터 예습 복습을 통해 기초를 다진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고 그것이 평생 ‘우등생’을 만든다. 초등학교 4학년이 이런 시기다. <평생성적 4학년에 결정된다>의 저자 김강일씨는 “공부습관을 잡고 기초학습능력을 다지는 데는 2년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초등학교 졸업 전에 공부의 기본기를 잡기 위해선 4학년이 적기”라고 했다. 5학년만 돼도 뇌가 굳기 시작하고 부모 말도 잘 안듣기 때문에 도와주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고 했다. 이 시기에는 앞으로 배우게 될 모든 교과의 도구적 역할을 하는 수학과 국어를 짚어줘야 한다. 수학은 이때 연산기호와 수학적 개념이 등장하는데, 아이가 기호화된 수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어휘력·표현력·사고력의 총체인 언어 능력의 점검은 독서습관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책을 많이 읽고 책을 읽은 후 느낌이나 생각을 말글로 잘 표현한다면 중고등학교 학습에도 무리가 없다. 다음으로 중학교 2학년 때가 중요하다. 이 때쯤에는 적성과 성적을 놓고 고교 진학 목표를 결정해야 한다. 서울 ㅎ중 3학년 박솔(16)양은 외고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 목표를 2학년1학기 기말고사를 본 뒤 정했다고 한다. 영어학원말고는 학원이란 곳에 가 본 적이 없었지만, 충실한 학교 공부로 내신성적이 매우 좋았다. 외고 입시에도 내신성적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확인하고 이런 결정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 안미화(42)씨는 “이런 식으로 공부를 계속 하고 내가 조금 도와주면 3학년까지 외고 진학에 요구되는 수준을 유지할 것같았다"고 했다.
고교 1학년도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 한 민간교육기업이 고교 1학년 1만2천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고1 때 영어 수학의 경우 고교 수업의 내용을 따라가지 못해 불안하다는 응답이 50% 정도였다. 특히 수학의 경우 고1 때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는 학생이 21.3%로 가장 높고, 중학교 2학년(18%), 중학교 3학년(16.1%) 순이었다. 고1 때야 말로 대입의 주요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을 포기하지 않고 밀고갈수 있는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다. 이 시기는 목표대학을 설정해야 하고, 그 출발은 계열선택이다. 부천 소명여고 장유진(28) 교사는 “언어영역이나 수리영역의 성적만으로 문·이과를 결정하는 바람에 다양하고 복잡해진 대입전형을 유리하게 활용하는 데 실패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학교에서 하는 심리적성 검사를 활용하는 등 객관적으로 진로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부모가 자녀가 지망하는 대학의 전형기준과 일정, 방법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입시전략 수립에 나서야 하는 때도 바로 고등학교 1학년 시기다. 유교 경전인 예기(禮記)는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을 자녀교육의 철칙이라고 알려준다. 그 때를 놓치지 않는 ‘지혜’는 부모의 몫이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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