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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친밀한 아빠가 되라

등록 2007-05-27 19:18수정 2007-05-27 19:26

아버지 5계명
아버지 5계명
커버스토리 /

서울 0중학교 조민하양은 3학년 첫 번째 중간고사에서 학급 1등을 했다. 전교 1등은 아니지만 2학년까지 반에서 10등과 15등 사이를 맴돌던 민하에게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민하가 열심히 시험 공부를 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아버지 조병선(48)씨의 공도 크다. 조씨는 민하가 중간고사를 치기 한 달 전에 작심을 하고 딸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노력이 부족해 성적이 안 오르는 딸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한다. “지금이 먼훗날 자신이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를 이야기했죠.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아빠가 한 얘기라 좀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결정적인 시기에 아버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평소 자녀 교육이 어머니의 몫이더라도, 이 시기만은 아버지들도 역할을 해야 한다. 자녀의 장래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가 좋으면 아이들의 학업성적이 자연스레 좋아진다는 주장은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른바 ‘관계 중심의 학습법’이다. 특히 신체적 발달과 함께 정신적 성숙의 길목이라고 할 만한 중학교 2학년 시기에 아버지와의 관계를 푸는 것이 핵심이다. 단국대 이해명 교수(특수교육과)는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보다 부모가 자식과 맺고 있는 관계의 질이 학업성적을 결정한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며 “특히 자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아들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교육에 관한 책을 두 권이나 냈을 만큼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몸으로 실천하기도 했다. 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부모 대상 강연회 연단에 자주 서는 이 교수는 “초창기에는 어머니들이 주로 참석했지만 최근에는 아버지들의 참여도 어머니들 못지 않다”고 했다.

아버지 역할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시간 활용의 지혜만 있으면 된다. 단정헌(43세)씨는 딸 둘이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아이들의 목욕 담당이었다. 아무리 늦게 퇴근해도 아이들은 아빠를 기다렸다가 씻곤 했다. 그는 “신생아 때부터 아내와 함께 목욕을 도왔다”며 “회사 갔다 와 30분만 투자하면 아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 덕인지 단씨의 딸 하나(하안중학교 3학년)와 두리(하안중학교 1학년)는 ’반항의 사춘기’를 겪지 않고 있다.

부모 커뮤니티 삼천지교(www.3000jigyo.com)의 아빠방에는 휴가를 내고 중간고사 치는 아들의 공부를 도와준다는 회원도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아빠인 운영자 김경훈(38)씨는 “자녀의 시험지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내오는 등 아빠들의 열의가 대단하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때를 잡기 위해 읽어야 할 책

<평생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김강일·김명옥, 예담friend, 2004)는 저자들이 직접 아이들을 지도한 체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공부습관을 잡으면 성적은 오르게 마련이라는 저자들의 견해는 자녀들의 ‘공부기본기’를 다지고 싶은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때를 잡기 위해 읽어야 할 책
때를 잡기 위해 읽어야 할 책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라면 <엄마가 나서면 사춘기에도 성적이 오른다>(정순중, 아울북, 2006)를 참고할 만하다. 사춘기 아이들의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에 따른 부모들의 대처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자녀교육은 10년 전략이다>(남궁은·이은경, 팝콘북스, 2007)은 부모들이 변화하는 교육정책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해야 능률적인 공부를 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초, 중, 고 각 학령에 맞는 공부법을 친절하게 정리해 놓은 게 눈에 띄는 책이다.

<99%중학생이 헛공부하고 있다>(최영석·한상권,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는 학원원장이 학원을 오용하는 실태를 지적한 책이다. 입시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원공부를 적절히 선용할 수 있는 부모들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이 새롭다.

대학의 학과선택을 고민하는 자녀들에게는 <스무살에 선택하는 학문의 길>(정운찬 외 48명, 아카넷, 2005)을 추천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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