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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가족과 친구하기

등록 2007-04-01 18:46

목련꽃
목련꽃
이유미 숲이야기

“온 세상의 환희가 꽃 속으로 가득 들어와 피어나는 꽃. 맑음과 밝음이 꽃잎에 함께 배어나 백목련 가득한 봄의 거리는 눈이 부십니다.” 도심에 피어난 그 환한 백목련을 두고 제가 표현한 겁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 꽃들이 거리에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백목련과 다른 목련이 있다는 건 아시는지요? 사진처럼 우리가 흔히 보는 것은 목련이 아닌 백목련이고요, 그냥 목련은 따로 있답니다. 목련은 조금 더 일찍 꽃이 피고 꽃잎은 좀더 가늘며 아래 쪽엔 붉은 줄이 나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꽃받침이 있어 구별할 수 있어요. 백목련꽃은, 꽃받침도 꽃잎처럼 되어 그냥 꽃잎만 있는 듯 보인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목련은 제주도에 자생지가 있지만 백목련은 고향이 중국이라는 점이지요. 백목련이 워낙 오래 전부터 이 땅에서 자라며 사랑받아 오긴 했지만, 우리 목련과 구별해 불러주었으면 하는 바람만은 간절합니다. 목련은 이름을 백목련에 빼앗기고 나무 시장에선 흔히 일본 이름인 ‘고부시’로 불리우고 있으니, 목련으로선 억울할 것이고 우리의 무심함도 지나치다 싶습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 산에는 목련 집안 식구가 또 등장합니다. 흔히 산목련이라고 부르지만, 정식 이름은 함박꽃나무랍니다. 잎이 먼저 나고 꽃이 피니 목련과 혼동할 염려는 없답니다.

백목련이 꽃필 무렵 눈여겨보면, 주변에 바람이나 햇살을 막는 장애물이 없다면 큼직한 백목련 꽃봉오리들이 대부분 북쪽을 바라보며 피어나 있는 게 보일 겁니다. 그 이유를 몰라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간단했어요. 꽃눈이 워낙 크다 보니 남쪽과 북쪽이 햇볕받는 양이 달라지고 자라는 속도도 달라져 더 많이 자란 남쪽에서 북쪽으로 휘어지게 된 것이랍니다. 옛사람들은 어디서나 한결같이 임금님이 계시는 북쪽을 바라본다 하여 ‘북향화’, ‘충절의 꽃’이라 불렀다지요.

나무 하나, 풀 한 포기가 각각 지닌 특징들을 눈여겨보고 개성을 소중히 생각하는 것에서 식물과 친구하기는 시작된답니다.

국립수목원 연구원 ymlee99@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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